채권평가손실 급증 건전성 우려

안정적 자본관리 역량 필요성 커져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본 확충이 보험사들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갑작스런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불어나 자기자본이 감소하자 재무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다.

금리 상승은 보통 보험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차역마진이 개선되고, 쌓아오던 변액보증 준비금이 대거 환입되기 때문이다. 최저보증이율 부담도 완화된다. 하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실적개선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채권평가손실은 즉각적으로 나타나 자본 감소로 이어지고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한다.

3월말 기준 보험사의 총자산은 1314조6000억원, 자기자본은 13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각각 6조7000억원(0.5%), 9조6000억원(6.7%)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11조원(22.6%) 감소하면서 이익증가에 따른 자본증가분을 크게 상쇄했기 때문이다.

RBC비율도 악화됐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삼성생명의 RBC는 332%로 지난해 12월말 353%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생명의 RBC는 205%로 지난해 12월말 보다 33%포인트 떨어졌다. 교보생명은 333.4%에서 291.2%로 42.2%포인트, 농협생명은 287.7%에서 235%로 43.7%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컸다.

삼성화재의 3월말 RBC는 285.2%로 300%대 아래로 떨어졌고 현대해상은 177.6%, KB손보는 163.8%로 금감원 권고 수준인 150%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의 경우 금리상승에 따른 RBC비율 민감도를 낮추기 위해 1분기 중 2~5조원 규모의 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에서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했다.

후순위채 발행도 서두르고 있다. DB손보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고,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이달 각각 3500억원, 37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2023년 도입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이 현재 30년에서 50년으로 연장된다는 점도 자본확충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부채 듀레이션이 확대되면 대부분 보험사의 RBC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부채 듀레이션 연장을 골자로 한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크게 상향하는 등 향후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리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의 안정적 자본관리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실적 및 수익성 개선이 실제 자본축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관찰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