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복지부 장관에게 의견 표명
“기본권 침해 소지 높고 절차상 문제 많아”
“합법적 장기 입원 절차로 변질될 우려 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 동의입원 제도에 대해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높으며 실행 과정도 입법 목적을 훼손한다”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정신건강복지법상 동의입원은 정신질환자가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하는 유형이다. 입원은 본인 의사에 따라 할 수 있지만, 보호의무자 동의 없이 퇴원을 신청하면 전문의가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 72시간 퇴원이 거부되고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나 행정입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강제 입원 절차를 자제하고 정신질환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취지에 따라, 시행 초기인 2017년 말 전체 입원 유형에서 16.2%를 차지했던 동의입원 비중은 2018년 19.8%, 2019년 21.2%로 증가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보호자의 동의 없이는 퇴원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은 ‘당사자 의사 존중’이라는 동의입원의 입법 목적과 모순되며, 퇴원 거부 기준인 ‘보호·치료의 필요성’이 비자의 입원의 퇴원 거부 기준(자·타해 위험)보다 광범위하다”며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인권위 진정 사건과 직권조사에서 엄격한 계속입원 절차를 회피할 목적으로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입원 유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들을 동의입원으로 조치한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동의입원이 자의입원으로 분류돼 현행 국가 입·퇴원관리시스템 등록 대상이 아닌 데다, 동의입원 환자 중 본인 의사에 의해 퇴원했거나 퇴원이 거부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도 없어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인권위는 “동의입원은 당초 정신질환자 스스로의 치료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강화된 입원 절차로 퇴원 조치가 가능한 환자들을 합법적으로 장기입원 시킬 수 있는 절차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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