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특별감독 결과 발표…“안전보건 투자 극히 저조”
안전교육·보호구 미비 등 산안법 위반 197건 적발
108건 사법조치·과태료 1억8000만원 부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지난 4월 평택항에서 발생한 청년 노동자 고 이선호씨 사망사고의 원청 업체인 '동방'이 노동자 안전을 위해 투자한 예산은 매출액의 0.0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이선호씨 사망사고를 낸 동방 평택지사를 포함한 전국 14개 지사, 동방 본사, 평택지사의 도급사인 '동방아이포트'를 대상으로 한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됐다.
고용부는 "동방의 안전보건 투자는 매출액 대비 극히 저조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동방의 안전보건 투자 예산은 2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매출액(5921억원)의 0.04%에 불과했다.
내년 1월 시행에 들어가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가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이 시행 중이라면 동방의 미미한 안전보건 투자 예산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고용부는 또한 동방 본사 차원의 안전보건 방침이 없는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동방 본사의 안전품질팀은 경영지원본부 아래 편제돼 위상과 독립성이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보건 총괄자의 직위를 높이는 등 안전품질팀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고용부의 지적이다.
동방의 대표이사가 현장 점검을 중단하는 등 경영진의 안전 문화 조성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이사의 신년사와 메시지 등에도 안전보건 관련 내용은 없었다. 해마다 안전보건 목표를 세우지만 일정, 예산, 업무 분장 등 세부 추진 계획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동방 본사의 부실한 안전보건 관리체계는 현장의 위험 요인을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선호씨는 평택항 내 컨테이너에서 작업하던 중 지게차가 갑자기 한 쪽 벽체를 접은 탓에 발생한 충격으로 다른 쪽 벽체가 넘어지면서 그 밑에 깔려 숨졌다. 당시 지게차는 작업 계획서도 없이 작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방 전국 지사에 대한 감독에서는 이처럼 작업 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지게차 등으로 작업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위험 구간 출입 금지와 안전 통로 확보 등의 조치도 소홀했다.
항만에서 많이 쓰는 중장비인 크레인의 일부 장치 파손으로 낙하물 위험이 있는데도 그 아래로 노동자가 출입한 사례도 있었다. 노동자에게 안전 교육을 하지 않고 보호구를 지급하지 않는 등 법규 위반도 확인됐다. 도급사인 동방아이포트는 동방 평택지사의 산재 예방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를 지정하지 않는 등 도급사의 안전보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이번 감독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197건을 적발했다. 이 중 108건에는 사법 조치를 하고 나머지는 과태료 약 1억8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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