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시비로 피해자 눈 찔러… 1심 징역 2개월 선고
“처벌 원치 않는단 의사표시만으로 공소 기각은 잘못”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벌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했더라도, 이미 1심 판결한 이후라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법상 폭행죄 등 일부 범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의 상고심에서 공소 기각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은 유죄를 인정하고 김씨에게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며 “피해자가 김씨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1심 판결 선고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가 있단 이유로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단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로, 단순폭행, 명예훼손 등이 이에 속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표시한 경우, 가해자를 재판에 넘길 수 없고, 기소 이후 의사를 밝혔다면 형사재판을 종료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은 반의사불벌죄 사건의 고소와 처벌 희망 의사 철회 기한을 1심 선고 전까지로 규정한다.
김씨는 2019년 12월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피해자 A씨와 주차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화가 나 손으로 A씨의 왼쪽 눈을 한 차례 찔러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김씨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월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피해자가 김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공소기각이란, 법원이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판단해 재판을 종료하는 것을 뜻한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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