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공단, 코로나19 위기에도 “나가라” 요구

수탁사업자, “수익지원금 과도, 감면해달라”

서울시는 새로운 운영방안 위한 용역 발주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민을 위한 장례공간인 서울시립승화원 내 식당·매점 등 부대시설이 또 다시 파행 운영되고 있다. 부대시설 수탁사업자가 지역 주민을 위해 내야하는 연간 7억 원의 지역발전 수익지원금을 지난해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탁기관인 서울시설공단(이하 공단)이 계약 해지와 함께 명도를 요구하고, 사업자가 버티면서 수개월째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만일 강제 철거될 경우 2017년에 비슷한 이유로 2년 가까이 부대시설 서비스가 중단되는 전철을 밟는 것이어서 시민 불편이 우려된다. 또한 코로나19 위기에도 공공이 민간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꼴이어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렇다고 사태를 방치할 경우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커지게 되므로 공공의 중재 역할과 함께 나아가 두차례 반복된 파행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서울시와 공단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승화원 내 부대시설 운영권은 혐오시설 설치의 반대급부로서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주어졌다. 1987년부터 2006년 8월까지 공단 직영 체제에서 2012년 4월에 고양동 18·19·20통, 원신5통 등 4개통 지역주민에게 운영권을 부여하기로 합의본 데 따른 것이다. 부대시설은 식당(627㎡), 편의점(88㎡), 커피점(9㎡), 자판기(14대) 등 유족과 문상객을 위한 편의시설(전체 1273㎡)이다.

현 수탁사업자인 ㈜높빛은 두번째 사업자다. 1차 사업자(2012년 5월~2015년 4월) ㈜통일로는 연간 2억 4700만 원의 수익지원금을 내기로 하고 내지 않는 등 투명성 논란으로 주민 갈등을 빚어 2015년 4월에 퇴거명령을 받고, 무단 점유하다 2016년 12월에 강제 철거됐다. 이후 2년 가까이 부대시설이 문을 닫는 파행이 이어졌다.

㈜높빛 대표 역시 지역주민으로서, 2018년 11월 공개모집 때 주민을 위한 수익지원금을 3년 간 매해 7억씩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운영권을 따냈다.

문제는 코로나19 속에서 터졌다. 운영 첫 해인 2019년에는 7억 원을 착실히 낸 ㈜높빛은 코로나19 위기가 터진 지난해에는 7억 원을 내지 못했다. 운영 첫해부터 적자에 허덕여 주민협의체에 감면을 요구했으나, 기금을 받을 협의체 자체가 운영이 원할치 못했다는 게 ㈜높빛의 주장이다. 사업자가 이듬해 수익금을 내지 않자 공단은 지난해 여러차례 납부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급기야 작년 11월 30일 계약 해지와 함께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집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공단과 ㈜높빛사이에 7건의 송사가 걸려있다.

운영사 측은 애초 7억 원은 과도했다는 주장을 편다. 신효근 ㈜높빛 대표는 “부대시설 운영사업자 공개모집 전에 서울시, 고양시, 승화원이 지속적으로 회의를 했고, 주민회의에서 입찰최고액을 8억 원으로 정했다”며 선정되기를 희망했으므로 7억 원을 제시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주민협의회에서 감액을 논의하다가 협의체가 파행을 빚으면서 감액 논의가 중지됐다는 것이다.

운영사에 따르면 작년 코로나 속에 승화원 방문객이 줄면서 부대시설 이용객도 줄어 매출이 40% 급감했다. 신 대표는 지난달 중순께 공단에 보낸 의견서에서 “계속되는 적자에도 현재까지 (공단 측에)임대료를 연체하지 않고 납부했고, 지역주민인 직원 고용 유지의 책무를 다하려고 했으나 더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영업 상황이 좋아지면 합의해서 수익금을 납부하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공단과 서울시 측은 “주민협의체 내 주민 간 알력의 문제로,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협의체에서 감액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난감해 했다. 특히 공단은 “계약서에 7억 원을 넣은 것은 운영사이며, 법적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공단 밖에선 공유재산 사용료를 감면해주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법대로 대응하는 건 과도한 처사란 시각이 있다. 그보단 회계처리의 불투명성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해당사자인 주민이 아닌 제3자가 운영하는 방안 등 새로운 운영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달 28일 용역을 발주했다”며 “8~9월께 용역 결과가 나오면 새 운영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