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스피킹’ 온라인 한국어교육 플랫폼 돌풍
조연정 대표 “시니어튜터로 노인일자리 제공
학습만족도도 높여…일대일 온라인교육으로
매달 최고 학생수 기록…성장세 지속” 확신
“온라인으로 1대 1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비용과 시간이 훨씬 절약되는데, 굳이 오프라인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코로나19가 끝나도 어학교육 트렌드는 온라인으로 옮겨갈 겁니다.”
조연정 세이글로벌 대표(CEO)는 온라인 어학교육이 대세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1년이 넘도록 국가 간 교류가 단절되다시피 한 상태다. 여행, 유학은 언감생심이 됐고, 해외 근무인원도 바늘구멍 수준으로 줄었다.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어 교육수요가 한창 치솟던 때 교육플랫폼 업체들은 갑작스럽게 ‘국경봉쇄’라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교육기업들이 코로나19 시국으로 우왕좌왕하던 시기 세이글로벌은 여유 있게 내실을 다지고 성장을 이어갔다. 진작부터 온라인 교육플랫폼을 내세웠던 덕분.
세이글로벌은 조 대표와 미국 프린스턴대 동기인 조용민 최고운영책임자(COO), 펜실베니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윈콴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의기투합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셋은 대학 재학 시절 한국어교육 봉사활동을 하다 2017년 창업 아이템으로 확장, ‘세이스피킹’이라는 온라인플랫폼을 내놨다. 창업 계기 중 하나는 기존 한국어교육의 불편과 비효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
“윈콴 CMO도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는데, 한 반에 수십명이 모여 듣는 수업은 진도를 따라가는 것만 해도 벅찰 정도였다고 합니다. 매일 외워야할 내용도 많고, 몇 달간 힘들게 공부를 하는데도 정작 입에서 한국어 한 마디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는게 이상했어요. 결국 언어는 내가 직접 쓸 수 있어야 성취하는 것 아닌가요.”
조 대표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대에 3~4개월간 개인의 시간을 모두 할애해 어학당을 찾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라 판단했다. 온라인교육을 구상하며 기존 플랫폼을 보니 대부분 앱에서 콘텐츠를 보며 혼자 공부하는 형태였다. 독학은 아무리 오래 해봐야 회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세이글로벌은 ‘시니어튜터의 실시간 온라인교습’을 기획했다.
“애초에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어교육 플랫폼을 생각한 겁니다. 일에 대한 시니어들의 열의가 강한데 사회에서는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잖아요. 이 분들이 프린스턴대에서 한국어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회화연습을 도와주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어요. 한국어과 교수님도 좋은 아이디어라 하셨고, 초기 봉사활동 형태가 창업까지 이어졌습니다.”
시니어 고용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조 대표는 “세이스피킹을 이용한 학생 99% 이상이 튜터에 대해 5점 만점에 5점의 점수를 매겼다. 1만개 넘는 리뷰에서 최상의 만족도를 보였다”며 “시니어 튜터의 효과는 수 년 간의 데이터가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다른 연령대의 튜터와 공부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다들 손사래칩니다. 선생님이 너무 프로페셔널하고 친절해서 시니어라는 인식 자체를 못했다고 할 정도예요.”
튜터 만족도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세이스피킹 튜터들의 스펙은 보통이 아니다.
“최근 학생이 많이 늘어 튜터를 신규 모집했는데, 영어는 기본이고 베트남어, 스페인어, 이탈리어아 등 제2 외국어까지 구사하는 분들이 지원을 많이 하셨어요. 시니어분들의 역량이 정말 대단하구나, 이 분들이 마음껏 일할 기회를 더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아무리 한국어가 모국어라 해도 교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세이글로벌은 창업자가 직접 화상면접으로 대화법이나 소통능력, 돌발 상황에 반응하는 모습 등을 보며 튜터를 선발한다. 조 대표는 “실제 화상수업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기 위해 기본적인 메뉴얼만 전달한 후 화상면접을 한다”며 “보통 경쟁률이 10대 1이 넘는다”고 전했다.
튜터로 선발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e-메일로 전달한 메뉴얼에 따라 온라인 과정을 일주일 안에 통과해야 한다. 수시로 온라인 테스트도 본다. 이후 오프라인 트레이닝을 하며 모의수업까지 진행한다. 면접을 볼 때부터 한 달여 트레이닝 과정을 마쳐야만 튜터가 될 수 있다.
꼼꼼한 검증을 통해 23명의 튜터를 고용하고 있지만, 교육플랫폼과 콘텐츠는 세이글로벌이 자체 개발했다. 커리큘럼은 프린스턴대 한국어학과 교수, 연세대 어학당 강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었다. 학생이 레벨과 튜터, 수업을 고르는 것부터 튜터가 일정을 조율하고 수업하는 과정까지 모두 클릭 몇 번이면 해결된다.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학생의 수준에 맞게 교재가 다운로드되는 것 등도 자동화했다.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다보니 직원들도 세계 곳곳에서 재택근무 형태로 일한다. 영상편집과 디자인 담당은 프랑스에, 커리큘럼 개발자는 네덜란드에, IT 개발자는 인도네시아에 있다. 조 대표는 “매일 얼굴을 보고 일하는 사람들은 창업자 3인뿐”이라며 웃었다. 세이글로벌은 다음달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도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는 세이글로벌에도 도약의 시기가 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는 교육플랫폼 모두 혼란스러웠는데 세이글로벌은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서 많은 관심과 파트너십 제안을 받았다”며 “올해 매달 최고 매출과 학생 수, 레슨 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가 없어져도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기준 세이스피킹 학생 수는 1400여명. 이처럼 세계인들을 한국어학습으로 이끄는 최고의 계기는? 단연코 BTS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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