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치지역연대 ‘자치경찰 통제 방안’ 토론회서
배미란 울산대 법학과 교수, 기조발제 통해 제언
“‘일원화 모델’ 아래 자치경찰위 지휘·명령 어려워”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다음달 1일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자치경찰이 지역 주민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시민 참여형’이 아니라 ‘시민 주도형’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국 19개 단체가 함께하는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2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토론회를 열고 ‘시민이 참여하는 자치경찰 통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배미란 울산대 법학과 교수와 박병욱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배 교수는 “국가경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원화 모델’ 자치경찰제에서는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도 인사 명령에 따라 바로 국가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이 되는 구조”라며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명령이 제대로 작동하는 명실상부한 자치경찰제가 정착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민 참여형이 아닌 시민 주도형 자치경찰제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게 배 교수의 주장이다. 현행 경찰법에 따르면 자치경찰위원으로 법률 전문가나 연구자, 지방자치행정 또는 경찰행정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지역 주민 중에서 위촉하게 돼 있는데, 이를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위원이 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그는 제언했다.
박 교수는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분권성과 자치성이 기존보다 강화됐다고 봤다. 현행 경찰법상 자치단체장이 시·도자치경찰위의 임시회를 개최할 수 있고, 지방의회가 시·도자치경찰위원장 출석괴 자료 제출 요구권을 갖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도지사가 시도자치경찰위원장을 직접 지명할 수 있는 탓에 “자치경찰위를 시·도지사의 거수기로 만들 우려가 있다”며 “자치경찰의 풀뿌리 민주적 요소가 제약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자치경찰위에 지방의원이 과반수 이상 위원으로 참여하는 준(準)경찰특별지방자치단체, 지역치안위원장을 주민 직선으로 하는 경찰 영역 특별지방자치단체의 형식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태근 울산 자치경찰위원장은 “자치경찰위는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 기구로 일반행정과 경찰행정의 협업을 촉진하는 매개자 역할과 함께 시민 참여의 통로를 열어가는 개척자로서 역할해야 한다”며 “권한과 책임에 대한 협의와 조정을 넘어 시민 중심의 치안 서비스를 정착시키겠다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치안 거버넌스가 요구하는 것은 주인으로서의 시민들이 경찰 활동에 참여하고 안전 확보라는 지역 공동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것”이라며 “함께 협력한다는 것은 동등한 주체로서 명확한 역할 분담이 있고 그 범위에서 일정한 책임과 권한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여성과 인권 전문가 참여 확대를 통한 자치경찰위원 구성의 다양화하고 경찰 출신인 자치경찰위원 숫자와 역할을 제한해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한 민주적 통제 강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지난 6월 17일 경찰개혁네트워크와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15개 시·도 자치경찰위 구성을 모니터한 결과 여성 위원이 약 18%, 경찰 출신이 22%를 차지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윤태웅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자치행정연구부장은 “중대한 문제 발생 시 합의제 행정기구인 시‧도자치경찰위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도지사의 ‘권한과 책임의 일치’를 위한 권한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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