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채식주의자들에게는 여러 멋져보이는 이유들이 있다. 심플한 취향에서부터 건강과 동물사랑, 폭력에 대한 저항, 지구를 구하는 프로젝트까지 다양하다. 시대의 트렌디한 문화코드라 할 만하다. 이런 채식주의에 대한 육식옹호론자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육식주의자라고 해도 다 같진 않다. 고대 팔레오식단을 옹호하는 이들은 자연상태에서 키운 고기를 선호한다.

팽팽한 대립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채식 대 육식, 각종 식단의 논쟁과 쟁점을 영양사 다이애나 로저스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생화학자 롭 울프가 차분히 정리했다. 건강과 환경, 윤리의 관점에서 우리 식탁에 어떤 음식들이 올라와야 할지, 지속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등을 살폈다.

저자들은 영양학적으로 볼 때 적색육을 포함한 동물성 식품은 소중한 에너지원이자 효율이 좋은 식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채식만으로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려면 상대적으로 현저히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 부족한 영양 때문에 비타민 보충제를 달고 사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저탄수화물-고단백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채식은 필수 영양소를 빼고 먹는 식단이다. 고기가 암을 유발한다는 데이터는 어떤가. 저자는 국제암연구소의 의견을 참고, 가공육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분류는 위험 평가가 아니라 위해요소 평가임을 강조한다. 그 물질이 암을 유발하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또한 1군 발암물질 중에는 공기, 와인, 햇빛이 드는 창가에 앉는 행위도 들어있다. 더욱이 선진국이 추구하는 이런 식단이 개발도상국의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점은 논란거리다.

환경적 관점에서 소의 방귀와 트림이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데에도반론을 제기한다. 소가 물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사료를 너무 많이 먹어서 자원을 낭비한다는 염려 는 사실과 다르다며, 오히려 농사에 들어가는 화학비료와 살충제가 지구를 망친다고 지적한다. 목초로 가축을 키울 경우 지속가능성에서는 뛰어나지만 건강과 영양학적으로는 기존의 방식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도 짚었다.

저자는 윤리적 측면에서 채식과 육식을 조심스럽게 다루는데, 채식주의가 윤리적이고 바른 선택으로 여겨지고 고기를 먹는 사람이 환경이나 인권에 관심을 나타내면 이상하게 여기는 게 맞는지 묻는다. 소는 그냥 소일 뿐, ‘신성한 소’를 자연그대로의 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생명의 순환 속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을 수 있고 없는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생산하고 먹어야 하는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신성한 소/다이애나 로저스· 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더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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