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판단해도 검찰서 이중조사 받던 관행 사라져
사건처리, 지난해의 97~99% 수준 회복
“영장심의위원회 개선 등 수사권 개혁 후속과제 남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6개월 간 22만명에 달하는 피의자가 조기에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도 시행 초 주춤했던 사건처리 건수가 지난해의 97~99%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제도가 점차 안착되는 모습이다.
무혐의 판단하면 피의자 신분 벗어나고 이중조사도 안 받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사권개혁 입법 시행 6개월’ 자료를 내고 “수사권 개혁에 따른 제도와 절차가 자리를 잡아가고 수사 절차상 국민 권익이 더 보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불송치 결정한 15만7000건의 피의자 22만여 명이 수사 종결과 함께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났다. 연말이면 약 50만명이 이 같은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는 수사관이 무혐의로 판단했더라도 검사가 최종 불기소 처분을 할 때까지 피의자 신분이 유지됐지만,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면서 피의자 신분에서 해방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짧아졌다.
또 같은 상황에서 검찰에 출석해 다시 조사 받는 ‘이중조사’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이 검찰 조서와 같아지기 때문에 이중조사의 필요성도 줄게 된다.
경찰 수사결과의 처분성이 인정되면서 경찰 종결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권리구제 청구도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사건관계인 입장에서 민사소송·행정소송 등 법적 구제가 불가능했다.
새 수사체계 안착 중…사건처리 작년의 97~99% 수준 회복
달라진 수사체계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1월에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던 사건처리 건수는 3월부터 97~99% 수준으로 회복됐다. 6월의 경우, 올들어 월별로는 가장 많은 20만7764건이 처리됐다.
검사 지휘를 받지 않게 된 경찰수사에 대한 내·외부 통제장치도 강화됐다. 수사심사관 제도 시행에 이어 지난 4월에는 국수본과 각 시·도경찰청에 ‘수사감찰’이 신설돼, 수사 관련 부패·비위·인권침해에 대해 대응하도록 했다.
보완수사·재수사 요청 등 경찰 종결 사건에 대한 검사의 통제장치도 작동되고 있다. 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는 상반기에 3만1482건으로 전체 송치 사건(32만3056건) 중 9.7%를 기록했다. 송치 사건 대비 보완수사 요구 비중은 지난해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불송치 결정한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은 6월 말 기준 5584건으로, 전체 사건(17만2857건) 중 3.2%를 차지한다. 수사과정상 문제에 대한 시정조치 요구는 12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사중지 사건 3만9729건 중 3.2%에 해당한다.
또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고소인 등이 직접 이의를 신청해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9879건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이 불송치 결정에 대해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 이의를 제기하면 지체없이 검찰로 사건을 넘기는 법정송치가 신법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영장심의위는 깜깜이 제도”…수사권 개혁 후속 과제 남아
수사역량 제고와 수사권 개혁 후속 작업은 남아있는 숙제다. 연내 수사관 자격관리제도를 도입하고, 경찰대 졸업생과 간부후보생의 수사부서 배치기간을 늘릴 예정이다. 변호사 채용규모도 20명에서 4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영장심의위원회 등 새 제도와 관련해 보완 필요성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법무부, 검찰과 협의해 개선할 방침이다. 검찰과 하는 수사실무협의회에도 공식 안건으로 올렸다. 검찰이 경찰의 영장 신청을 거부했을 때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영장심의위원회가 최근 처음으로 열렸지만, 경찰은 검사 의견을 듣지 못하는 등 한계가 노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입장에서는 영장심의위원회가 깜깜이 제도”라며 “객관성·공정성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밖에 수사인력을 수백명 증원하거나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단축하는 등 업무 부담이 늘어난 수사 현장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예산 증액을 통해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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