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文·청렴 이미지...부친 장례 후 본격 행보
‘독자노선’ 尹과 차별화 국힘 조기입당 가능성
‘탈원전’ 상징 다지고 정치중립 논란 돌파 숙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사퇴 9일만에 정치 참여를 선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후 잠행을 거듭하다 117일만에 정치 참며 및 대권 도전 선언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사람은 권력을 견제하는 독립기관의 수장으로 문재인 정권에 대립하다 사퇴하며 보수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최 원장이 이른바 ‘포지션’이 겹치는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과의 관계 및 입당에서 어떤 차별화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에서 비상한 주목을 끈다. 최 원장은 8일 부친상을 당해 장례 이후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최 전 원장은 전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실상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정치권에선 당장 ‘처가 리스크’를 안은 윤 전 총장의 경쟁자이자 대안 주자로 최 전 원장이 부각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전 감사 등을 놓고 청와대와 맞붙는 등 윤 전 총장처럼 반문(반문재인)에 대한 ‘스토리’가 있다. 아울러 ‘X파일’과 처가 관련 의혹 등 도덕성으로 논란을 겪는 윤 전 총장과 달리 ‘까미남(까도 까도 미담만 나오는 남자)’란 말이 나올 만큼 청렴한 이미지를 확립했다. 법조인 출신인 만큼, 윤 전 총장이 내건 ‘상식·공정’이란 키워드도 공유할 수 있다.
후발 주자로서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의 정치 데뷔 및 대권 행보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3개월여의 오랜 잠행과 본인이 나서지 않는 이른바 ‘측근 정치’ ‘전언 정치’로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도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더 적극적인 정치 행보와 메시지 전달에 나설 수 있다. 정치권에선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조기 입당 가능성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최 전 원장의 조기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야권에선 8일 “이르면 7월말에서 늦어도 8월 안”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의 약점은 낮은 인지도다. 그간 여의도와 거리를 둔 탓에 정치권 내 조직도 약한 편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조대환 전 민정수석 등 우군이 있으나 모두 원외 인사라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조기 입당을 해 주목도를 높이고, 당 안에서 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직 다지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와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맡는 권영세 의원의 회동설이 흘러나오면서 조기 입당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의 대체재가 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무엇보다 이슈 선점이다.
최 전 원장은 현 정권의 핵심 기조인 ‘탈원전 정책’을 막는 투사로 무게감을 높여왔다. 그런데, 잠행을 하던 사이 윤 전 총장이 거듭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최 전 원장의 상징성이 어느 정도 희석된 상태다. 이와 함께 정치 참여를 위해 감사원장을 중도 사퇴한 데 따른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돌파해야 한다.
한편 최 전 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이날 오전 1시2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직에서 사퇴한 후 가족과 지방에서 향후 거취를 고민하던 최 전 원장은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서울로 돌아왔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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