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출신 실향민은 통일 꿈이라도 꾸지”
국립민속박물관, 낙동강 수몰민 민속 조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졸지에 농부에서 어부로 바뀐 사람들이 많다. 밭과 들은 물 속에 있고, “야호”를 외치던 앞산과 뒷동산 꼭대기는 섬이 됐다. 그리고 직업이 바뀐다. 수몰민 얘기다.
북한 출신 실향민은 통일이 되면 고향가 볼 기대감이라도 갖지만, 수몰민은 이런 기대감 조차 없다. 고향 마을을 덮을 물을 다 빼낼 가능성도 없고, 고려가요 정석가에 나온 과장법 같은 기적이 일어나 물을 다 빼낸다해도 그곳은 이미 고향이 아니다.
‘어쩌다 어부’가 된 사람들이 낚아 올리는 물고기를 어떤 느낌일까. 어쩌면 내 세간살이, 내 뒷동산의 고구마같은 것일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한강, 금강에 이어 최근 펴낸 낙동강 댐 주변 수몰이주민의 삶을 기록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댐 수몰 이주민은 개별적으로 이주하는 ‘자유 이주민’과 이주단지에 정착하는 ‘집단 이주민’으로 나뉜다.
집단이주로는 1970년대 안동 서부이주단지(안동댐/ 조성당시 330호), 1980년대 합천 봉산이주단지(합천댐/ 조성당시 112호), 안동 중평이주단지(임하댐/ 조성당시 160호), 1990년대 진주 대평이주단지(남강댐/ 조성당시 270호), 상주 오상이주단지(임하댐/ 조성당시 30호), 2010년대 영천 은하수마을(보현산댐/ 조성당시 19호) 등이 있다.
안동 서부이주단지에는 농사를 짓고 품을 팔며 살다가, 안동댐이 건설되고 안동호가 생기자 하루아침에 민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된 수몰민들이 있다.
안동 중평이주단지의 한 부부는 전파사를 운영하다가 댐이 생기면 낚시꾼들이 몰릴 것이라는 공사 관계자의 귀띔에 수몰 이주 후 낚시방을 열었고, 24시간 잠잘 틈도 없이 영업을 하기도 했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이주민이 된 안동 지례리 사람들은 농업에 대한 일념으로 농지를 찾아, 상주시까지 이동하여 오상이주단지를 조성했다.
보고서에는 남강댐으로 수몰되었지만 일부 남아 있는 고향 땅을 찾는 진주 귀곡실향민회 등 여러 수몰이주민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한강, 금강 등 3년전부터 민속박물관이 진행하던 수로문화 조사의 세 번째 결과물이다. 수몰이주민들이 겪은 이주와 정착의 삶을 담았다.
낙동강은 길이가 510.36㎞에 달하는 남한에서 가장 긴 강으로, 영남 지역 대부분을 거쳐 흐르며 ‘영남의 젖줄’로 불려왔다. 낙동강은 과거 영남 내륙의 물자 운송의 중심으로, 견항진(안동) - 하풍진(예천) - 낙동 및 신촌(상주) - 왜관(칠곡) – 사문진(대구) – 현풍(달성) – 삼랑진(밀양) - 구포(부산)에 이르는 수운 항로가 이용되었고, 이들 나루 주변에는 취락과 장시가 발달하였다. 근대 이후 철도 등 육로를 통한 물자 운송이 발달하면서 과거의 수운 항로는 점차 중요성이 약해지게 되었다.
현재 낙동강에는 댐이 들어서면서 운송 기능 대신 식수 및 농·공업용수, 수력 발전 등 수자원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댐 건설로 조성된 호수는 관광자원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abc@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