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월 185만원을 생계유지비로 규정
法, “생계비는 압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기초생활수급자가 교회에서 받은 기부금 100만원을 대부업체에게 압류당했지만, 소송을 통해 돌려받게 됐다.
13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진석 판사는 기초수급자 김모 씨가 우체국을 상대로 낸 예금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정부 소송을 지휘한 대구고검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지난 2일 확정됐다.
현행 민사집행법상 채무자가 빚을 졌더라도, ‘1개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 185만원은 압류되지 않는다. 통상 은행은 압류 신청이 들어오면, 자사 통장 잔고가 185만원이 넘을 경우 나머지 금액을 지급해 왔다.
김씨는 지난해 집 근처 우체국에서 예금인출을 하려던 중 잔고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통장엔 당시 김씨를 안타깝게 여긴 교회에서 준 기부금 100만원가량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연금 등이 들어와 애초에 압류가 금지된 통장의 잔고도 1만7680원으로, 기부금을 합쳐도 김씨의 전 예금 재산은 185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우체국이 김씨의 채권자인 대부업체의 요구로 김씨의 일반 예금 통장의 100만원을 전액 지급한 탓이었다. 예금을 잃고 생활비도 없어진 김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해,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우체국은 김씨가 기초수급비 등을 받는 통장에서 5개월간 300여만원이 인출된 내역이 있어, 이미 생계비 185만원을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단은 “생계비는 1개월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우체국이 대부업체에 지급한 날짜 전후로 김씨의 1개월간 인출금액은 30만원에 불과하다”며 맞섰다.
김 판사는 “김씨의 기초수급비 통장에서 인출된 300만원과 해당 예금 잔액 100만원을 합해도 ‘채무자의 생활에 필요한 생계비’ 합계에 미치지 못하고 압류의 범위에 생계비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우체국은 김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씨를 대리한 김동철 공익법무관은 “금융기관은 사회 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률들을 잘 숙지하고 집행해,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다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예금이 추심채권자에게 지급될 경우 채무자의 법적 구제수단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이번에 추심채권자보다 채무자를 보호하는 취지의 판결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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