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에 신규 확진자 역대 최다

방역 강화할 시점에 오히려 완화한 정부 실책까지

“현 수준 유지만해도 선방, 2000명도 가능”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천 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연합]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천 변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연합]

[헤럴드경제=김태열·손인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겉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까지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의 확산세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모양세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섣부른 방역 완화 메시지를 보내 화를 키웠다는 성토의 목소리도 각종 SNS에서 봇물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확산 속도가 워낙 가팔라 그 정점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특단의 대책 없이는 지금보다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1615명 역대 최다…수도권만 1100명=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1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한 뒤 역대 최다 기록이다. 앞선 최다 기록(10일 1378명)은 4일 만에 다시 깨졌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1275명→1316명→1378명→1324명→1100명→1150명→1615명이다. 주간 하루 평균 1308명꼴로 나온 가운데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1256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지역발생이 1568명, 해외유입이 47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633명, 경기 453명, 인천 93명 등 수도권이 1179명(75.2%)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처음으로 1100명대로 올라섰다.

비수도권은 경남 87명, 부산 62명, 대구 52명, 대전 41명, 충남 36명, 제주 21명, 경북 19명, 광주·강원 각 15명, 울산 11명, 전북·충북 각 9명, 세종·전남 각 6명 등 총 389명(24.8%)이다. 비수도권 비중은 9일부터 이날까지 22.1%→22.7%→24.7%→27.1%→27.6%→24.8%를 나타내며 엿새 연속 20%를 넘었다.

▶유행 정점 예측 어려워…델타 변이·정부의 방역 실책이 화 키워=전문가들은 현재의 확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행 속도가 워낙 가팔라 지금의 유행이 언제까지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수도권 4단계 조치가 시작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검사 건수가 늘면서 그동안 숨어있던 감염자들이 나올 것이다. 2000명도 찍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렇게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로는 전파력이 센 델타 변이의 확산이 가장 큰 이유다. 방대본 분석에 따르면 최근 1주간(7월 4일∼10일) 국내에서 확인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주요 4종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 536명 중 델타 변이가 전체의 69.8%(374명)를 차지했다.

최근 1주 국내 주요 변이바이러스 검출률은 36.9%로 나타났는데 그 중 델타형 변이의 검출률(23.3%)이 알파형(13.5%) 보다 높았다. 특히 수도권은 전주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며 가장 높은 검출율(26.5%)을 보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델타 변이의 빠른 확산세 자체가 감염력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확산 속도를 상당히 경계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총 감염을 억제하는 것이 결국 변이 억제 대책과 같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이미 전세계에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전파력이 워낙 높은데 검사 건수도 늘면서 확진자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정부의 섣부른 방역 완화가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 달 확진자 수가 주춤하자 7월부터 4단계로 구성된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을 예고했다. 이 거리두기는 전반적으로 방역을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있었다. 거기에 백신 접종자 실외 노마스크 등 사람들의 긴장감을 늦출만한 신호를 보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산세가 커지는 신호가 분명 있었는데 정부는 오히려 방역을 완화하는 거꾸로 행보를 보였다”며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할 시점에 백신 접종 인센티브 등을 말하다보니 긴장감을 가져야 할 국민들의 경각심이 오히려 떨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 방역당국 추척 어려운 ‘선행 확진자 접촉’ 감염 사례 47.9%= 다른 지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2주간(6월 30일∼7월 12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1만4129명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조사중’ 비율은 30.5%(4316명)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30.3%→30.7%→31.3%→30.5%) 30%를 웃돌았다.

방역당국의 추적 및 관리가 어려운 ‘선행 확진자 접촉’ 감염 사례도 6762명으로 47.9%에 달했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선행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20∼30대와 40∼50대 청장년층의 경우 60% 이상이 동일 연령대와의 접촉 과정에서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활동 영역을 공유하는 가까운 친구·지인·동료 사이에서 감염 전파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강화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현재 감염자 대부분인 20~50대 감염자 절반 이상이 모임과 직장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며 “사적모임을 제한한다지만 직장으로 출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도 선방”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금방 2000명 이상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