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에 “공장 가동 중단하고 숙박시설 마련하라”
백신 비용 등 기업들에 대한 당국의 과도한 요구도 도마 위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00명을 넘어서는 등 4차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호치민시 당국이 삼성전자와 인텔 등 현지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공장 임시폐쇄’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1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호치민에 위치한 국가전략산업단지인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 관리위원회 측은 최근 삼성전자와 인텔 등에 “공장 가동을 임시 중단하고 직원들을 위한 공장 내 숙박 시설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SHTP에 93만㎡ 규모의 소비자가전(CE)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연간 1900만개에 달하는 TV·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 베트남 법인과 반도체 공장이 있는 인텔도 올해 초 4억7500만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신규 연구개발(R&D) 투자를 결정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레 빅 로안 SHTP관리위 부소장은 “기업들이 제출한 계획을 검토한 뒤 우리의 요구 사항이 충족되는 것으로 판단되면 공장 가동을 재개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이번 조치와 관련 현지 업체 관계자는 “행정명령 이후 즉각적인 공장 폐쇄가 이뤄진 것은 아니고 일단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면서 “현재 당국과 기업들이 문제 해결과 향후 공장 가동 일정 등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베트남 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박장·박닌성 등 북부 지역 약 15만명의 근로자들에 대해 산업단지 안에 거주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공장 근로자들의 이동을 줄여 코로나19 확산 및 생산 차질 우려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베트남의 다수 공장들은 당국의 지시에 따라 일이 끝나도 공장 근로자들을 집으로 보내지 않고, 공장에서 잠을 자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최근 델타변이의 확산세로 ‘코로나 공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현지 진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베트남 당국의 과도한 요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의 백신 구입비 요구에 거액을 기부했다. 삼성의 경우 약 28억원, LG는 16억원, SK는 100만 달러(약 11억원) 등의 기금을 베트남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생산공장이 있는 박닌과 타이응웬, 호찌민 등의 직원 3만2500여명에 대해 1차 접종을 마쳤으며, LG 직원들의 경우 현재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상공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국가적으로 진행하는 사안이라 지역별로 확진자를 감안해 순서가 결정되고 있다”며 “LG 공장이 위치한 하이퐁 지역은 현재 거의 감염자가 없어서 이런 상황을 (베트남 당국이)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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