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로 석연치 않은 의혹 제기 과정 더 부각

‘중간전달자’ 지모씨의 허위제보 거래 시도 담겨

이동재 전 기자 측 지씨에 대해 고소 여부 검토중

변호인 “檢, 지씨 실제 통화 휴대전화 확보 안해”

중앙지검 이미 지씨 등 사건 계류중…1년 넘게 답보

취재원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취재원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취재원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채널A 전현직 기자들이 무죄를 받으면서 이 사건과 ‘동전의 양면’이라는 ‘권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가 명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시민단체의 고발 후 관련 수사가 1년 넘게 사실상 답보인 상태에서, 이 전 기자 측은 관련자 고소를 검토 중이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선혁)는 지난 16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동재 전 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에 대한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항소제기 기간 만료일인 23일까지 판결문을 검토한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법원의 무죄 판결로 이른바 ‘검언유착’이라고 불려온 의혹의 실체는 없었다는 것이 확인된 반면, 되레 석연치 않은 의혹 제기 과정이 확연하게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결문을 보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중간 전달자 역할을 한 지모씨가 기자들에게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정관계 인사의 금품제공 장부나 송금자료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기자 등 기자들이 지씨를 통해 이 전 대표를 협박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시도한 게 아니라, 지씨가 3차례 만남 과정에서 일종의 허위제보 가능성을 먼저 꺼내며 접근했다는 것이다. 지씨는 이 전 대표와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다는 점 역시 판결문에 적혀 있다.

이 전 기자 측은 지씨에 대한 고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전 기자 등에 대한 의혹 사건을 최초 보도한 MBC에 사건을 제보한 사람이 지씨라는 점에서, 지씨가 이 전 기자 등에게 접근한 의도는 물론 사건 전후 상황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는 “재판에서도 계속 이야기했지만 이 전 기자가 지씨와 통화한 번호는 따로 있는데, 검찰은 임의제출된 딸 명의 휴대전화만 확인하고 지씨의 이 휴대전화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그런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지씨 고소도 적극 검토할 생각이고 고소 범위는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언론인이기에 그간 법적대응은 최소화해왔다”며 “그럼에도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이 끝없이 확대돼 대응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검찰에 계류 중인 사건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요한 건 수사 의지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앙지검 형사1부는 이미 지씨에 대한 업무방해 고발 사건을 맡고 있지만 지난해 5월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의 고발 이후 수사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형사1부는 자유민주국민연합이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MBC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도 맡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 전 기자 판결문에 적힌 지씨의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판결문을 보면 대리인 자격으로 만난 인물이 정관계 인사 관련 장부가 있다는 허위사실을 근거로 기자들에게 접근한 것 아니냐”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해당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