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전 출항” 군색한 변명
野 “미군과 협의등 시간적 여유”
“전 세계 해군사에 부끄러운 역사”
군·방역당국, 책임미루기 도마에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군 당국이 백신 미접종 사유로 든 해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비판의 골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장병들을 해외에 파병하면서 군 당국이 왜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서지 않았냐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 같은 지적에 청해부대가 군 백신 접종 시작에 앞서 출항했고, 함정 근무 특성상 접종 후 이상반응 대처가 어려우며, 냉동장비 등 백신 보관기준 충족이 제한됐다는 등의 세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결국 군 수뇌부를 비롯한 군 당국의 의지 부족이었다며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미군과 협의할 수 있었고 우리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접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이런 검토를 안하고 이제 와서 세 가지 이유를 드는 것은 국민에게 은폐하려는 군의 적폐 중 적폐”라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특히 문무대왕함이 함장과 부함장까지 확진 판정을 받고 사실상 사상초유의 작전불능 상태에 놓이게 된 데 대해 “전 세계 해군 역사상 대한민국이 아주 부끄러운 역사를 쓴 것”이라면서 “철저한 조사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국정 최고책임자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같은 당의 3성장군 출신 한기호 의원도 이날 “국제법상 해군 함정은 해당 국가의 영토로 간주되는데 백신을 갖다 주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이런저런 핑계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접종 후 이상반응 대처에 대해서도 작전중 보급을 위해 2박3일 가량 정박하는 것을 일주일로 늘려 지켜본 뒤 조치했어야 한다면서 “우선순위 판단 자체가 마비된 것”이라며 “구차한 변명을 하고 있는 국방부와 해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그러면서 “가정에서도 집 나간 자식, 멀리 나가있는 자식들 걱정을 먼저 하는데 청와대나 국방부나 집 나간 자식에 대해 신경을 하나도 안 썼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염병으로 작전을 중단하고 전원이 퇴함하는 초유의 대리운전 귀항작전으로 국가적 망신”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즉각 경질하는 게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총체적 방역 실패에 대해 정중히 대국민사과를 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국민은 참을 만큼 참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은 해외 파병부대 백신 접종을 둘러싸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국방부가 질병청과 협의를 통해 파병장병 백신 접종 추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국외 반출과 관련해 국방부와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정 청장의 발언은 청해부대에 대한 세부적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라면서 지난 2~3월 해외 파병부대 예방접종에 대해 구두협의를 가졌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청해부대 집단감염의 책임을 군 당국과 방역당국이 서로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대원·이원율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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