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인격살인과 존재가치 부정 당해”
“무죄 선고 이후에도 사과 한 마디 없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취재원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자신을 명예훼손한 혐의를 받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기자는 증인신문에서 최 대표에 대해 “가장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23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최 대표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기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 전 기자는 증인신문 내내 ‘최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는 말은 기자를 죽이는 것이고 인격살인”이라며 “편지를 보면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도 아니라 ‘사실’이란 말도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또한 ‘시나리오대로 유 이사장을 고소하고 노무현 재단을 압수수색하면 이철 대표는 처벌 안 받는다’라고 했다는 내용 역시 “전혀 없다. 어떻게 그런 괴물 같은 생각을 하나”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저 글 때문에 집 밖에 나가질 못했다”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살아야 하나까지 생각했다”며 “제가 모르는 사람에게 욕먹는 건 괜찮지만, 제 주변 사람에게 ‘저 글이 진짜냐, 왜 그렇게 사냐’라는 말을 듣는 것은 인간으로서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악플(악성 댓글)을 찾아보며 가장 슬펐던 것은 ‘이동재 자살해라’라는 말”이라며 “얼마나 싫으면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은 최 대표의 SNS 게시물과 함께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디지털 자료로 인한 피해는 회복이 안 된다”며 “최 대표가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아서 우리나라에 법치가 있다는 것, 법치주의 국가란 것을 지금이라도 알게 됐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지난해 4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란 제목의 글을 게시해 이 전 기자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 대표는 해당 글에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시면 된다’, ‘우리는 지체없이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유시민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던 이 전 기자는 지난 16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다섯 차례 보낸 서신이나, 이른바 ‘제보자X’로 불리는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모 씨와의 만남에서 한 말들을 강요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러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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