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혼성 1600m 계주팀, 재심에서 석연찮은 결선행
남자 뛰는 거리 늘어 미국팀에 유리했으나 결선행 확정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배턴 존’ 내에서 배턴을 건네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해 실격 당했던 미국의 혼성 1600m 계주 대표팀이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미국 육상연맹이 제기한 재심 요청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입김 탓’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육상연맹은 31일 “혼성 계주 대표팀 실격 사유에 관해 재심을 요청했고, 세계육상연맹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발표했다. 다만 미국육상연맹과 세계연맹,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모두 재심에 관해 그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실격처리 됐던 도미니카 공화국 역시 별다른 설명없이 결선행이 확정됐다.
혼성 1600m 계주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 처음 정식종목에 선정된 종목으로, 남자선수 2명과 여자선수 2명이 순서에 관계없이 4명이 각각 400m를 달리는 경기다.
미국 대표팀은 30일 예선 1조 경기에서 3분11초3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곧바로 심판진은 ‘실격’ 판정을 내렸다.
1번 주자 엘리사 고드윈(남자)이, 2번 리나 어비(여자)에게 배턴을 넘길 당시 배턴존을 벗어난 지점에서 배턴을 넘겼다는 것이 실격패 이유였다.
배턴을 주고 받는 당시 상황을 보면, 미국 대표팀의 2번 주자 리나 어비는 다른 팀 2번 주자들보다 대략 10여미터 뒤 지점에서 배턴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방송사 해설자는 “남녀 주력차가 크다. 남자가 잘뛰고 여자는 상대적으로 쳐진다. 남자가 더 많이 달리는 것이 팀에 유리하다. 미국팀의 실격처리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 등 미국 외신은 미국팀의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진 이유에 대해 “경기 스태프가 어비에게 위치를 잘못 설명했다. 어비의 위치가 다른 팀의 레이스를 방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연맹의 재심을 받아들였다”라고 전했다.
재미있는 지점은 어비가 배턴을 이어받을 때까지는 혼성 1600m 계주는 지정 레인에 따라 뛰게끔 정해져 있다. 애초에 ‘레이스 방해’는 불가한 상황이다. 다른팀의 레이스에 방해를 주지 않았기에 재심을 받아들였다는 설명은 경기 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란 비판이 나온다.
또 경기 스태프가 어비에게 위치를 잘못 설명했다는 설명 역시, 다른 국가 선수들은 정확히 지정된 위치에서 배턴을 받고 있는 점을 설명키엔 불충분하다. 만일 배턴존 위치를 설명한 경기요원(스태프)이 여러명이 있었다면 해당 스태프에 어떤 제재 또는 처벌이 내려졌는지를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육상 전문가들 사이에선 “육상 강국 미국의 입김”이라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뉴질랜드헤럴드(nzherald)는 ‘미국 대표팀이 결선에 가게된 것은 논란의 시작’이라고 보도했다.
혼성 1600m 계주는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것은 도쿄 올림픽이 처음이지만,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번 ‘메이저 데뷔’를 거친 바 있다.
당시 미국 대표팀은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미국이 사랑하는 스프린터 앨리슨 필릭스가 당시 우승 멤버였다.
필릭스는 이번 대회 혼성 계주 예선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31일 열리는 결선에서는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결선은 밤 9시35분에 개최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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