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아파트값 전주보다 상승폭 확대
중저가 수요·재건축 사업 기대감 영향 계속
서울 전세 상승률, 임대차3법 도입 후 수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이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잇따른 ‘고점 경고’에도 서울 중저가 단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정차하는 지역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치솟은 것이다.
전세시장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새 임대차법 도입 직후 시장 혼란이 극대화했던 지난해 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국부동산원은 8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이 0.28% 올라 전주(0.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고 5일 밝혔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37% 올라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약 9년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은 지난주 0.18%에서 이번 주 0.20% 올랐다. 2019년 12월 16일(0.20%)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0.20%대 상승률이 나온 것이다. 경기는 0.45%에서 0.47%로 오름폭이 커졌고, 인천은 0.39%에서 0.37%로 소폭 줄었다.
부동산원은 “여름 휴가철 진입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거래활동이 소폭 줄었으나,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살아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노원·도봉·관악구 등이 이끌었다. 노원구는 이번 주 0.37% 올라 17주 연속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상승폭도 전주(0.35%)보다 커졌다. 도봉구(0.26%), 관악구(0.24%), 강서구(0.22%), 중랑구(0.21%), 영등포·동작구(0.20%) 등도 0.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송파구(0.22%), 서초구(0.20%), 강남구(0.18%) 등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3구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경기에서는 GTX 정차 등으로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거나,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 위주로 오름세가 뚜렷했다. 상승률은 군포시(0.85%), 안성시(0.84%), 오산시(0.81%), 안양동안구(0.76%), 의왕시(0.74%)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인천은 개발사업 기대감이 있는 연수구(0.51%)와 서구(0.45%), 부평구(0.40%)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 0.19%에서 이번 주 0.20% 올랐다. 특히 제주(0.69%)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6월 말 수준으로 다시 치솟았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2%에서 0.21%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수도권이 0.28%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지방은 0.17%에서 0.14%로 오름폭이 줄었다.
수도권에선 서울이 0.16%에서 0.17%로, 인천이 0.29%에서 0.31%로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는 0.35%에서 0.33%로 오름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새 임대차법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해 8월 첫째 주(0.17%) 수준을 나타냈다. 학군이 양호한 지역과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분석이다.
양천구(0.28%)는 방학·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송파구(0.24%), 노원·동작구(0.21%), 서초·용산구(0.1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초·동작구는 최근 재건축 단지 이주수요로 전세난이 심화한 지역으로 꼽힌다.
경기는 안성시(0.92%), 시흥시(0.63%), 안양 동안구(0.62%), 군포시(0.61%) 등에서 매맷값 상승과 동반한 전셋값 강세가 나타났다. 인천은 연수구(0.60%), 계양구(0.29%), 부평구(0.32%) 등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