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생존 기간 1년도 안 되는 ‘나쁜 갑상선암’이 있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생존율이 높고 진행 속도가 느리다. 재발 우려도 다른 암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중 일부는 치료가 힘든 ‘나쁜 암’도 있다. 바로 미분화 갑상선암이다.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갑상선암으로 꼽힌다. 전체 갑상선암의 1% 이내지만 평균 생존기간이 1년 미만일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미분화 갑상선암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 핵심 조절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희귀암인 미분화 갑상선암의 조기진단 및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와 중국 쓰촨대학병원은 미분화 갑상선암 진행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굴하고, 조기진단 및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여기에는 단일세포 분석 기술이 사용됐다. 이는 한 번의 실험으로 수만개 세포 모든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생물학 및 의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차세대 기술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스트 생명과학부 박지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갑상선암 진행 과정을 추적한 결과, 미분화 갑상선암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소수의 암세포를 발견했다.
이 암세포는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인 분화갑상선암의 암세포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분화 갑상선암과 분화 갑상선암은 서로 다른 경로를 거쳐 진행될 것이라는 기존의 가설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미분화 갑상선암 세포로의 진행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가 ‘CREB3L1’라고 규명했다. 이 유전자는 암전이 및 대사 관련 다른 유전자 그룹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미분화갑상선암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지환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CREB3L1 유전자는 특히 미분화갑상선암의 진행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향후 미분화 갑상선암의 초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7월 28일 자로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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