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노래에 투자”...70%가 2030
연금같은 안정 자산...예측 가능성 강점
20대 후반 직장인 김서연 씨는 최근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를 통해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곡’은 A.O.A의 ‘심쿵해’와 카라의 ‘소 굿(So good)’. 뜨거운 여름 ‘서머송’이 인기를 얻으리라고 예측한 전략이었다. 최근 한 주간 ‘심쿵해’의 최고 거래가는 3만 200원이었으나 현재 가격은 2만 9900원에 머물고 있다. 김 씨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역주행하며 저작권 대박을 터뜨린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음악저작권 투자를 시작해봤다”며 “시세는 등락이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소액으로 투자하고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음악’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듣는 음악’을 넘어 ‘가지는 음악’, ‘사고 파는 음악’이 이젠 대세다. 이른바 ‘뮤직테크’다. 음악 저작권은 2030을 넘어 10대에게까지 유망한 투자처가 됐다.
뮤직카우는 주식에 투자하듯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고 거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플랫폼이다. 2018년 공식 서비스 출범 당시, 월 3300여 명이었던 투자자는 올해 6월 50만4700여 명까지 급증했다. 보유 저작권 수는 1만1000여 곡. 뮤직카우는 뮤지션으로부터 저작권 일부를 사들이고, ‘조각 거래’ 방식을 통해 투자자들이 소액을 투자한다. 저작권 자체를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뮤직카우 투자자들은 저작권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받고,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갖게 된다. 음악 저작권은 뮤직카우 측이 소유하고, 참여청구권 소유자들은 저작권 수익이 나면 구매한 지분만큼 매달 저작권료를 정산받는다.
흥미롭게도 뮤직카우는 주식투자 앱과 놀랍도록 닮았다. 각 음원별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음악 저작권 지수인 MCPI를 매일 업데이트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현재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900여 곡이 거래 가능하다. 7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은 약 1200억원 이상이다.
뮤직카우에 따르면 전체 투자자의 70%가 2030 세대다. 20대 이하가 39%로 가장 많다. 30대가 33%, 40대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투자할 수 있다는 매력이 젊은 투자자들을 사로잡았다”며 “여기에 아트테크, 조각투자, 팬(Fan)테크 등 최신 투자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문화와 IT를 아우르는 네임드 서비스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기준(2021년 1월 1일~7월 31일) 뮤직카우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노래는 AOA ‘심쿵해’다. 이어 강다니엘 ‘2U’, 이수현 ‘아직 너의 시간에 살아’, 아이즈원 ‘프리티(Pretty)’, 브레이브걸스 ‘롤린’이 순위에 올랐다. 역주행 신화를 쓴 ‘롤린’의 경우 지난해 12월 18일 2만 3000원에 옥션을 시작, 80만 5900원의 최고 체결가를 기록했다. 시세 상승률은 무려 3329%였다. 저작권 대박 사례가 등장하자, 최근엔 3040 세대를 중심으로 투자 목적의 큰 손들도 모이고 있다.
뮤직테크의 가장 큰 매력은 연금 같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뮤직카우에 따르면 어느 정도 대중성을 확보한 음악의 경우, 저작권료가 발매된 해에 가장 크며 2~3년 이후 꾸준한 현금 흐름이 발생되는 ‘롱-테일 그래프’의 공통된 패턴을 보인다. “패턴이 있다는 것은 예측가능한 자산”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대중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트렌드 전망이 어렵지 않다는 것도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마켓(시장) 거래에 따른 시세의 경우, 해당 음원이 리메이크되거나 아티스트가 새롭게 앨범을 공개하는 경우, 드라마 및 영화, 예능 프로 등에서 활용되는 경우 상승한다”며 “플랫폼에서도 저작권료가 발생되는 추이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곡들을 선별, 해당 저작권료 지분을 장기보유시 연 8%의 수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뮤직테크’의 전망은 ‘청신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음악 저작권을 ‘골드러시’라고 했고, 세계적 투자회사 KKR은 향후 음악저작권이 금이나 석유보다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저작권 시장 역시 성장세에 있다. 국내의 저작권료 분배액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5% 성장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뮤직테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유하고 노래를 들을수록 수익이 쌓이는 덕투(덕질과 투자) 일치 재테크”라며 “음악저작권은 단순한 금융자산이 아닌 문화금융자산이다. K팝의 글로벌 확대, 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소비 매체의 등장으로 뮤직테크 시장은 더욱 확장하고 대중음악계에도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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