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정의·규제 없어

불공정 약관 시정 어려워

개념 정립, 가이드라인 필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약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하다며 시정권고를 한 것과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개념을 정립하고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12일 낸 ‘가상자산거래소(이하 거래소) 불공정약관 심사의 한계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공정위의 거래소 약관 심사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8개 주요 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직권조사한 결과, 15개 불공정약관조항 유형(표 참고)에 대해 시정을 권고했다.

가령 ‘약관 개정시 7일 이전에 공지해야 한다’는 거래소의 약관 조항은 1개월 전에 공지하도록 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과 비교해 짧아 불공정하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가상자산 성격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심사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데, 가상자산 성격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거래소 약관에 대해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을 기준으로 심사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나 한은은 가상자산에 대해 화폐도, 금융상품도, 전자지급수단도 아니라고 부정하며, 그 실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이 무엇인지 정의된 법령도 없다. 이에 가상자산 정의가 명확해져야 어떤 기준을 적용할 지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거래소 고객에 대한 계약 해지, 서비스 이용 제한은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하고, 제한 사유도 고객이 예측 가능하도록 명확해야 한다”는 공정위의 시정 권고도 현실적으로 거래소들이 이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라는 건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융위는 상장폐지를 비롯해 이용계약 중지·해지 및 서비스 이용 제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고객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권고한 점 역시 어떠한 의무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고객에 대한 설명 의무, 공시 의무, 이용자 고지 의무 등이 전혀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들을 바탕으로 사업자 의무에 대한 법적 기준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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