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방산서 신사업으로 성장축 이동 '시동'

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 유상증자로 재원 마련

우주위성·수소 밸류체인 국내외 기업인수 활발

한화그룹은 최근 수소와 항공우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현일 기자.
한화그룹은 최근 수소와 항공우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현일 기자.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한화그룹이 수소와 항공우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잇달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성장을 지탱했던 석유화학, 방산 중심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대폭 확대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2년간 한화그룹의 투자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방위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주축이 돼 국내외 유망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개인항공기 기업 '오버에어'에 300억원 투자(지분 30%)를 시작으로, 영국의 위성통신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200억원에 인수했으며 올 5월에는 미국의 위성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도 335억원 투자를 완료했다.

이달엔 우주인터넷망을 구축 중인 영국의 '원웹'에도 3500억원 투자를 결정하는 등 향후 하늘을 날으는 '에어택시'에 적용할 통신기술을 차곡차곡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재원도 마련해 한화시스템의 공격적인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3년간 에어모빌리티와 위성통신 신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예고한 상황이다.

한화시스템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가 도심에서 운항하는 이미지.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가 도심에서 운항하는 이미지. [한화시스템 제공]

에어택시가 이착륙할 '도심공항' 사업도 추진 중인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의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역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도심공항 사업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수소 사업 역시 한화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충전 등을 아우르는 사업 전반에 걸쳐 투자를 단행하며 수익성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약 1100억원을 투자해 미국 고압수소탱크 업체 시마론 인수 작업을 마쳤다. 시마론의 기술을 앞세워 수소운송 트레일러나 수소충전소에 탑재되는 수소탱크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향후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에어택시나 항공우주 기체로 수소탱크의 쓰임새가 확장될 수 있어 한화시스템의 항공우주 사업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수소혼소 실증사업에 적용할 미국 PSM의 연소기(FlameSheet). [한화종합화학 제공]
수소혼소 실증사업에 적용할 미국 PSM의 연소기(FlameSheet). [한화종합화학 제공]

한화종합화학 역시 해외 기술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수소를 활용한 발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달 미국의 PSM과 네덜란드의 토마슨에너지(Thomassen Energy) 인수를 완료한 한화종합화학은 탄소배출을 대폭 감축할 수 있는 수소 혼소 발전 프로젝트에 국내 최초로 착수했다.

한화종합화학이 이번에 100% 인수한 두 기업은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을 수소 가스터빈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100% 수소 시대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평가 받는 수소 혼소 발전은 LNG에 수소를 섞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소를 섞어 태우면 기존 LNG 발전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국내 LNG 발전소들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에 쏠려 있던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최근 풍력 발전에 강점을 지닌 프랑스 기업을 인수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9일 프랑스 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RES Méditerranée SAS(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7억2700만유로(약 984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RES프랑스의 지난해 매출 구성을 보면 육상풍력이 49%, 해상풍력 40%, 태양광 11%로 풍력 사업의 기여도가 높아 향후 한화솔루션의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재생에너지 개발 신사업 진출이 예상된다.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성장을 이끌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등 신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선점해달라”고 주문해 한화그룹의 이같은 투자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력 사업이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정체되자 사업의 중심축을 수소와 모빌리티, 우주항공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투자는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