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라도 감독의무 소홀히 했다면 책임
피해자에 1800여만원 배상 책임 확정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불법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이 성인이라고 해도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면 함께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방화 피해를 입은 A씨 가족이 가해자의 부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B씨는 A씨 가족에게 총 182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정신질환자가 심신상실 중 타인에게 손해를 가해 배상책임이 없는 경우, 민법상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사람이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복지법(구 정신보건법)이 부양의무자 등에게 정신질환자에 대한 감독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정신질환자가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감독의무자의 감독 위반과 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 불법행위자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아들의 우발적 행동을 미리 방지하고, 우발적 행동이 있더라도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면서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거주하던 A씨는 2016년 이웃집에 살던 B씨의 아들 C씨가 자택 방에 붙인 불이 옮겨붙어 피해를 입었다. 당시 28세였던 C씨는 정신장애 3급으로 정신질환이 있었다. A씨 가족은 장애가 있는 아들의 방화에 부친 B씨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아파트 수리비 44만원과 A씨를 제외한 가족 2명의 치료비 32만원 및 위자료 200만원 등 총 276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항소심은 가재도구 파손에 따른 1550만원 배상을 추가로 더 인정해 총 1820만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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