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체 활용하면
중소기업대출 가능해
주택·주식투자에 활용
은행들도 암암리 선호
“개인으로 안되면 법인으로 하면 되지”
올 들어 전국에서 법인이 아파트를 매수한 수치가 크게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올 6월 개인으로부터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 거래는 2711건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일년 전 6·17 대책을 통해 법인의 아파트 매수를 강력히 규제한 후 500건 아래로 급감했지만 올 3월 네자릿수를 회복한 뒤 확대 추세다.
법인의 아파트 매수는 대출정책의 틈새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많다. 서울에서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안되고 신용대출마저 한도를 제한했지만 개인 사업체를 가진 부자들이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자금 차입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했지만, 실제 상승폭이 더 큰 것은 중소기업 대출이라는 것도 이 같은 부자들의 틈새 전략을 방증한다. 가계부채로 분류되지 않는 중소기업 대출에는 법인이나 1인 사업자 대출 등도 상당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모두 가계대출보다 중기대출 상승폭이 컸다. 각사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말 161조9000억원에서 6월말 164조2000억원으로 1.5%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이 기간 114조1000억원에서 119조1000억원으로 3.5%가 늘었다.
신한은행 역시 가계대출은 전년말 126조3000억원에서 6월말 128조4000억원으로 1.7%늘어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104조원에서 111조8000억원으로 7.6%가 급증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폭 3.4%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 5.6%가 더 크고, 우리은행 역시 가계대출은 올 상반기 2.1%가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8.6%가 상승했다.
4대 은행 전체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올 들어 411조8000억원에서 437조7000억원으로 25조9000억원이 늘었고, 특히 개인사업자가 중심인 SOHO 대출은 229조6000억원에서 241조8000억원으로 12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물론 중소기업대출 확대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확대를 당부한 때문도 있다. 그러나 은행연합회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보면,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달 은행연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5~7월 기준)를 4% 미만으로 적용받은 차주 비중은 ▷KB국민 84% ▷NH농협 87.4% ▷신한 79.6% ▷우리 74.4% 등이다. 이는 전년 말(KB국민 79.1%, NH농협 81.9%, 신한 78.8%, 우리 73%) 보다 확대된 것으로, 올들어 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보다 고신용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정부의 대출 총량 조절이 중위소득과 신용을 가진 평범한 직장인의 자금시장 소외를 가져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 은행 다수가 의사나 변호사를 대상으로 닥터론, 로이어론을 운영중인데 개인사업자이기도 하고 전문직이기도 한 특성상 한도나 금리차원에서 보통 신용대출보다 우수하고 비용처리도 가능해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악용을 줄이고자 일부 은행은 특정 금액이상 사업자 대출 신청 시 대출 목적에 따른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전문직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출 대상이 제한적이라 잔액 규모가 크진 않지만, 월 평균 4%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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