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족도는 40대에 최저점을 찍고 50 이후부터 반등하는 U자 모양 행복 곡선이 우리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
브루킹연구소 수석연구원 조너선 라우시는 최근 20년간 경제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뇌과학 등의 최신 연구결과와 중년이상 약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다양한 직업인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인생은 50부터’의 비밀을 찾아냈다.
중년은 병적인 위기의 시간이 아니라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리부팅, 전환기라는 것이다.
‘중년의 위기’라는 개념은 1965년 정신분석학자 엘리엇 자크가 만들어내고 대중문화가 이를 퍼트리면서 고정관념으로 자리잡았다. 주류 심리학계에선 이를 아무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지만 여전히 이 틀에 갇혀 있다.
저자는 중년의 불만과 불안, 불쾌감이란 정서가 어디서 오는지 추적하는데, ‘예측 오차’‘되먹임 효과’‘후회 함수’‘낙관 편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예측오차는 인생 만족도의 기대치와 실제 간의 격차다. 중년이 되면 실제치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고 불만스럽게 느껴진다. 이 예측오차는 실망과 후회, 불만을 키우고 되먹임 고리를 만들어 악순환한다. 여기에 과거에 놓친 기회들 등 후회함수가 가세하면서 과거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져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지는 상태가 된다. 저자는 이런 우울한 현실주의를 정신의 눈금 재조정이라 부른다.
즉 중년의 슬럼프는 병적인 위기가 아니라 감정의 소프트웨어가 서서히 리부팅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사회적응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50세가 넘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에서 20퍼센트로 뚝 떨어지고 감정 절제력이 좋아지며 후회와 우울도 줄어든다. 부정적 정보보다 긍정적 정보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이는 되먹임 효과로 더 긍정적 감정이 강해지는데, 70대에 정서적 삶이 절정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안정되고 만족스러운 시기가 수명연장으로 중년과 노년 사이 10~20년이 더 생기게 됐다.
그렇다면 자연은 왜 행복 곡선을 우리 유전자에 새겨놓은 걸까? 저자는 여기에 사회적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행복 곡선은 나이가 들면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변화, 야심과 경쟁이 아니라 연대와 연민을 주축으로 하는 사회적 역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 안에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런 행복 곡선의 목적은 행복의 조건과도 일치한다. 행복경제학자들이 꼽은 행복의 6가지 조건, 즉 사회적 지원, 아량, 신뢰, 자유, 1인당 소득, 건강 수명 가운데 4가지가 사회관계성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유대가 물질적 부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다.
이윤미 기자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조너선 라우시 지음, 김고명 옮김/부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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