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 8만8000명 넘는데, 비자는 고작 7000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에서 미국 현지 조력자의 8%가 해외로 대피한 반면, 미국인은 98%가 대피한 것으로 나타나 큰 대조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당국은 지금까지 아프간에서 12만명 이상을 대피시켰고, 이 중 절반가량인 6만3000여명이 아프간 현지인이다.
그러나 이들 중 미국이 현지 조력자에게 발급한 특별이민비자(SIV)를 소지한 경우는 7000여건에 그쳤다. 현지 조력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SIV 대상 인원은 약 8만8000명에 달하지만, 8%만 대피한 셈이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현지 조력자 다수가 혼란스러운 대피 상황에서 아프간에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피 업무를 담당한 현장 직원이 초기 단계 때 SIV 신청자 등에 우선순위를 두려했지만, 여러 사정상 이들에 초점을 맞출 인력과 시간이 부족했고 나중에는 미국인 대피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아프간 소재 미국인 중 약 6000명이 대피하고, 현지에는 100여명이 남았다. 미국인 대피율은 98%에 달한다.
WP는 미래의 동맹이 되길 원하는 나라에 미국은 최종적으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도착한 아프간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17∼31일 아프간에서 대피해 미국 본토에 도착한 인원은 3만1000여명이고, 이 중 2만4000여명이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이다.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은 SIV를 받았거나, 난민 인정이 가능한 비자 소지자, 그 외 여러 사유로 아프간을 탈출한 자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정식 비자가 없는 ‘인도적 가입국자’들은 1250달러 일시불 등 90일간 제한된 지원을 받지만, 난민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한 이들에게 제공되는 의료, 상담, 정착 서비스는 받지 못한다.
미 의회가 아프간 철수 완료 직후 아프간 탈출 미국인 지원법을 통과시킨 것과 대조된다.
미 난민단체는 미 의회에 수십억달러 상당의 아프간인 긴급자금 지원법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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