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국가 기관 분석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를 한달 연장하기로 했다. 확진자 추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추석 대명절 변수도 고려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강남역 인근의 한 편의점 앞에서 삼삼오오 무리들이 모여 있는 모습 [헤럴드DB]
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국가 기관 분석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를 한달 연장하기로 했다. 확진자 추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추석 대명절 변수도 고려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강남역 인근의 한 편의점 앞에서 삼삼오오 무리들이 모여 있는 모습 [헤럴드DB]
서울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다. [헤럴드DB]
서울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기를 9월 20일로 조정할 경우 안정된 감소세 유지가 가능하다.”

국가 기관이 수학적 근거로 이달 20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낮춰도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현행 거리두기가 한달 더 연장돼 국민적 피로감이 심화되고 있다. 뾰족한 대안 없이 틀에 박힌 거리두기 정책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수리과학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는(8월 27일 발표) “현재 감염재생산지수와 백신 접종 현황을 고려하면 9월 6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재확산 가능성이 높다”며 “완화 시기를 9월 20일로 조정할 경우, 안정된 감소세 유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몇 명에게 전파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여기에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감염 가능 인구(기존 확진자 제외, 백신 접종 감염 예방 효과 반영)를 곱해 실질적인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을 판단하는 ‘유효감염재생산지수’를 산출한다. 4차 대유행 초기인 7월 1~11일 이 유효감염재생산지수는 1.5에 육박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각각 뜻한다.

9월 6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유효감염재생산지수가 1.0을 넘어서는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9월 6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유효감염재생산지수가 1.0을 넘어서는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유효감염재생산지수가 일시 상승하더라도 이후 1.0 이하로 지속 조절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유효감염재생산지수가 일시 상승하더라도 이후 1.0 이하로 지속 조절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소 분석 결과 8월 22일까지 전국 유효감염재생산지수는 1.0 전후로 정체 양상을 보였다. 이에 기반해 9월 6일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지수가 1.0을 훌쩍 넘어서 확진자도 덩달아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이 시기 전까지 지속 하락하던 지수가 반짝 오르더라도 1.0 이하로 계속 유지돼 확진자도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9월 6일 완화하면 11월 6일까지 신규 확진자 중 누적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각각 1100명, 166명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9월 20일 완화하면 같은 기간 각각 851명, 142명으로 줄었다. 이는 거리두기를 완화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수치(746명, 137명)와 큰 차이가 없었다.

9월 6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확진자가 일시 증가해 유행이 재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9월 6일 거리두기를 완화할 경우 확진자가 일시 증가해 유행이 재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 감소세 추이가 11월 초까지 유지될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9월 20일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 감소세 추이가 11월 초까지 유지될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는 다음달 3일까지 연장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이 밝혔다.

거리두기가 연장된 이유는 ‘추석 명절’이 주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 대이동 가능성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연구소 분석만 놓고 섣불리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 팀장도 “연구소 분석 결과가 계속 질병관리청에 보고되고 있지만, 추석 명절 변수 등을 감안하면 정부 이번 결정은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총리도 “가급적 최소 인원만, 백신접종 또는 진단검사를 받은 후에 고향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도 정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가는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또 확진자 감소 추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두기 단계를 낮출 근거 자체가 없어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이와 함께 연구소 보고서는 13~17세 백신 접종 관련 “11월 6일까지 만 18세 이상 인구 93.5%의 1차 접종을 완료하고, 감염재생산지수를 4차 대유행 초기(7월 초순)의 최대치보다 작게 유지할 수 있다면, 13~17세 백신 접종 여부가 감염 확산, 중환자, 사망자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