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세행 고발 땐 공수처 수사 불가피

대검 감찰부도 진상조사에 속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야당을 통해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한 파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야당을 통해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한 파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야당을 통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 파문이 지속되고 있다. 고발장을 건넨 것으로 의심받는 손준성 검사 명의의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된 가운데, 이해할 만한 해명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6일 출근길에서 “대검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1차적으로 대검 감찰부의 소관이기 때문에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절차에 따라 잘 진행하는 것으로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검찰에선 보도 당일인 지난 2일 오후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로 감찰부 차원의 진상조사 중이다.

향후 이 사건이 본격적인 수사 국면으로 접어들면 결국 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쥘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 중인 대검 감찰부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할 수도 있지만 공수처가 시민단체 고발장을 접수하면 어차피 독자적인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현직 검사의 직권 남용 혐의 관련 사건이어서 검찰이 감찰을 수사로 전환한다고 해도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하면 응해야 한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지는 결국 윤 전 총장이 손 검사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지시를 했느냐에 달렸다”며 “그래서 사실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검찰과 달리, 모든 고소·고발 사건을 입건하는 게 아니라 선별해서 사건번호를 부여하지만 이 사안은 결국 정식 입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거론되는 고발 대상이 전직 총장을 비롯한 전·현직 검찰 간부인 데다 직권 남용이라는 혐의로 보자면 공수처에 딱 맞는 수사 아니냐”고 말했다. 감찰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는 “아직 사실관계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공수처가 일단 검찰의 진상조사를 지켜볼 것 같다”며 “고발장이 접수되면 입건할지를 살피면서 나름 직권 남용 등 수사가 가능할지 법리 검토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매체 ‘뉴스버스’는 손 검사가 당시 총선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보냈다는 고발장과 채널A 사건 제보자로 알려진 제보자 관련 판결문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해당 화면엔 ‘손준성 보냄’이라고도 적혀 있다. 실제 이 문건들을 주고받았다면 이유와 경위 등을 해명하지 못할 경우 고발 사주 의혹 자체가 사실로 굳어질 수밖에 없는 정황인 셈이다.

만일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의 지시나 논의 없이 독단적으로 보냈다고 해도, 윤 전 총장으로선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과 함께 정치적 타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손 검사는 “황당한 내용”이라며 “아는 바가 없어 해명할 내용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