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출연해 “이미 천문학적 재정 투입…예산안 처리 긴박하지 않아”
맨친 끝까지 반대하면 ‘예산 조정’ 절차 불가능…민주당 지도부 고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표적인 중도파 인사로 분류되는 조 맨친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3조5000억달러(약 4095조원) 규모의 인적·인프라 예산안을 민주당이 단독·강행 처리하는 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맨친 상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지도부가 3조5000억달러 규모 인적·인프라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할 경우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맨친 상원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직면한 미국인을 돕기 위해 이미 5조4000억달러(약 6318조원) 규모의 재정을 쏟아부었다”며 “현재 추가 추진 중인 3조5000억달러 규모 예산안은 지난 3월 처리한 1조9000억달러(약 2223조원) 규모의 ‘미국구조계획’과 같이 처리가 긴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맨친 의원은 3조5000억달러 규모 예산이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앞서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주장한 내용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맨친 상원의원은 9월 말 예산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오는 27일까지 인적·인프라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했지만 현실화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처리된 경기부양 예산 법안에 따라 지출된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새로운 예산안에 담겨 있는 사회안전망 확충의 정확한 목표 지점 등에 대한 정확한 검토를 위해선 시간적 여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상원의 경우 이 예산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절차)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예산 조정’ 절차를 도입하는 결의안까지 통과시킨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2개 상임위가 오는 15일까지 예산안을 각각 제출하면 이를 취합해 심사에 들어가겠다는 일정표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반발이 계속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상원에서 민주·공화당이 각각 50석씩 동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해야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포함해 민주당의 단독처리가 가능한데, 맨친 상원의원이 끝까지 반대하면 예산 조정 절차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미 상원 예산위원장으로 바이든표 인적·인프라 법안 처리를 주도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같은 날 또 다른 인터뷰에서 “맨친 상원의원의 반대 의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미국구조계획과 마찬가지로 3조5000억달러 규모 인적·인프라 예산안도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고 고통받고 있는 미국인을 돕기 위해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맨친 상원의원이 예산안 통과를 결사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행동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맨친 의원은 공화당 색채가 강한 웨스트버지니아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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