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kG까지 성능 높여

중희토류 기존 대비 40% 사용

차량 생산 중단 리스크 최소화

스마트폰·전기차 등 경량화 가능

LG이노텍이 개발한 ‘친환경 마그넷’.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개발한 ‘친환경 마그넷’.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중(重)희토류 사용을 줄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자력을 가진 ‘친환경 마그넷’ 개발에 성공했다. 그간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무기로 중국과 일본이 주도해오던 마그넷 시장 공략의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이노텍은 마그넷 전문 기업 성림첨단산업과 공동으로 자석 성능을 14.8kG(킬로가우스·자석 세기 단위)까지 끌어올린 친환경 마그넷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LG이노텍은 “기술적 성능한계치가 최대 15kG”라며 “기술력과 품질로 40여년 가까이 업계를 이끌어온 일본을 제쳤다”고 자평했다.

자석은 차량 모터, 스마트폰용 카메라, 오디오 스피커, 풍력 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으로 구동이 필요한 제품에 동력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가전 및 차량 조향모터용 자석은 14.2~14.3kG 정도였다.

친환경 마그넷은 자석의 핵심 성분이나 환경오염 이슈가 있는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보다 60%가량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희토류는 생산과정에서 방사성 물질, 중금속, 독성가스, 산성폐수 등이 다량 발생해 토양, 하천, 지하수 등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희토류는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중희토류 대부분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중희토류로 전 세계 수급을 좌우하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중희토류 비중을 낮추기 위해 고심하던 완성차 및 차량부품 업체들이 친환경 마그넷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확대로 차량 조향모터용 자석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희토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중단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마그넷’을 차량용 조향모터에 적용하면 모터의 출력은 높이면서도 크기를 줄일 수 있어 경량화에 유리하다.

친환경 마그넷을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장착하면 액추에이터(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움직이는 부품) 구동력을 10%가량 높여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렌즈 크기와 무게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크기는 작고 자력은 높인 액추에이터용 자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17년 친환경 마그넷 개발에 돌입하면서 ‘중희토류 저감 기술’을 보유한 성림첨단산업과도 힘을 합쳤다. 중희토류는 고온에서의 자력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해 사용량을 줄이면 자석의 내구성이 낮아질 수 있다. 두 기업은 중희토류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최고의 자력을 낼 수 있는 ‘친환경 마그넷’용 코팅액을 개발하고 코팅액에 최적화한 새로운 자석 소재를 확보했다.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머신러닝(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판단하고 결과를 내는 기술)방식의 시뮬레이션 기법이 도입됐다. LG이노텍은 중희토류 함량비율, 열처리 온도 등 최적의 공정조건을 도출하는 전 과정을 머신러닝 컴퓨터로 자동화해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LG이노텍은 자사 제품에 ‘친환경 마그넷’을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 기업 대상으로도 적극 홍보에 나선다. 적용 분야도 에어컨, 냉장고, 드론, 도심형 플라잉카, 발전기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희토류를 아예 넣지 않은 ‘무희토류 마그넷’ 개발에 나선다.

강민석 LG이노텍 CTO는 “혁신기술로 핵심소재를 단기간에 개발해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