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몸담은 30여년 행보
창작 뮤지컬 제작 등 의미있는 성과
“팬데믹 이후 공연계, 폭발적 성장 이룰 것”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젊은 시절부터 별명이 게르만 병정이었어요. 목표가 생기면 앞만 보고 가는 스타일이었죠. (웃음)”
2014년 충무아트센터에서 제작한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등장은 국내 공연사에서도 의미있는 시도이자 성과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제작비 50~60억 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초연 당시 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 10억 원 대의 이익을 남겨 ‘창작 뮤지컬’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냈다. 극장의 자체기획시스템을 통해 태어난 ‘프랑켄슈타인’을 계기로, 충무아트센터는 제작극장으로 격상됐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가 충무아트센터에서 본부장으로 지낼 당시 추진한 일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제작은 제가 진행한 일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일 년 사업비가 15억원 밖에 되지 않는 기관에서 엄청난 투자를 하기까지 많은 우려와 질타가 있었어요. 공연장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도약은 생존의 문제였기에 추진한 일이었어요.”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 트렌드를 읽고 전망하는 선구안은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의 강점으로 꼽힌다. KBS에서 문화사업 담당으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후, 충무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등 공연업계에서 몸담은 30여년간 그는 묵직한 걸음을 남겨왔다.
“극장 경영도 전문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경험과 운영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그렇게 극장 경영의 전문가가 만들어지죠.”
김 대표의 지난 행보에는 공공극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공연예술이 지녀야 할 가치와 이를 바라보는 그의 철학이 담겼다. 충무아트센터 시절엔 “공공극장이면서도 ‘브랜드 파워’를 가진 극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뮤지컬 전용극장’으로의 변모를 꾀했다. 구청 단위의 작은 극장, 중구 안에서도 불모지에 있었던 충무아트센터는 김 대표와 함께 새로운 극장으로 변화했다. 그는 “신생극장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며 “관객을 끌어오기 위해 뮤지컬이 해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800석 밖에 되지 않았던 충무아트센터는 민간극장과도 경쟁하기 위해 1200석 규모의 극장으로 바꾸고, 무대 시설을 갖추고, 오케스트라 피트를 만들며 ‘다가올 미래’를 대비했다. 충무아트센터가 ‘뮤지컬 극장’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조직에 대한 애정과 조직에 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지가 있어 추진력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공연예술을 향한 ‘뜨거운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방송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당시에도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 기획에 참여하며 ‘공연의 맛’을 처음 봤다.
“공연이라는 것이, 고난도 있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마약 같은 뭔가가 있더라고요. (웃음) 어느 시점이 되니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일을 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고 삶의 목표이자, 행복으로 자리하더라고요.”
팬데믹 이후 공연계는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 대표가 그리는 공연계의 미래는 밝다. 그는 “팬데믹을 극복하면 폭발적인 성장이 올 것”이라고 했다.
“K팝이나 영화처럼 공연 역시 하나의 산업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효자상품이 되리라고 확신해요. 작품의 기획자와 프로듀서, 제작사, 크리에이터의 역량이 초기와 비교해 어마어마하게 발전했고, 관객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고 예술적 니즈가 성장했어요. 지난 2년간 코로나19에 가로 막혀 허둥대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우리 공연 시장은 이제 관객, 장르의 다양성을 수용하며 산업적 기반을 갖춘 분야로 성장해나갈 겁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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