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는 취업심사 대상기관에도 미해당
“대법원 공직자 윤리위원회 심사대상 36건 모두 승인”
소병철 더불어 의원 “엄격 제한해야할 필요 있어”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최근 5년간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재취업을 제한한 판사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변호사 등록도 하지 않은채 화천대유에서 거액의 고문료를 받아 물의를 일으킨 권순일 대법관은 취업심마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월부터 최근 5년 8개월간 36건의 취업심사에서 대법원 공직자 윤리위원회는 모두 취업이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 중에서도 7건은 삼성SDI 등 대기업으로서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사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취업승인이 떨어졌다.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의 경우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퇴직 후 일정규모 이상의 회사에 재취업하는 경우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퇴직공직자와 업체간의 유착관계를 차단하고 퇴직 전 근무했던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대법원은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대법원규칙’으로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인 영리 목적의 사기업 등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그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취업이 가능하다.
소 의원은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의 고문료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경우엔 화천대유가 대법원 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해당하지 않아 이러한 취업심사마저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취업심사규정이)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통로로서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마스터 키’가 되어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법관의 경우는 법을 적용하고 심판하는 공직자로서 다른 공직자보다도 더 엄격한 법과 윤리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취업심사제도의 허점을 이런 식으로 남용하고 있다는 것은 입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고 공직자로서의 권위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또 “규칙 개정을 통해 취업심사대상기관의 범위를 더 확대하고, 취업을 승인하는 예외적인 사유도 더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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