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2차전지 이야기(시라이시 다쿠 지음, 이인호 옮김, 플루토)=차세대 자동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동력인 2차 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책은 리모컨 등에 쓰이는 충전할 수 없는 1차 전지, 충전가능한 리튬이온전지 등 2차 전지, 형태와 조건에 따라 다양한 전지의 특성과 구조, 성능 등 전지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건전지는 왜 건전지로 불리는지, 왜 1차전지는 충전할 수 없는 건지, 급속 충전과 일반 충전은 무엇이 다른지 궁금증을 풀 수 있다. 현재 2차 전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전지는 리튬이온전지로 스마트폰은 물론 대부분의 휴대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에 쓰이고 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성도 있어 주목받고 있다. 책은 리튬전지에 많은 부분을 할애, 리튬계 전지의 역사와 원리, 종류와 열화관리 문제 등 을 세심하게 다뤘다. 2차전지의 충전시 갑자기 전압이 떨어지는 메모리 효과에 대한 설명도 눈여겨볼 만하다. 늘 특정용량이 남아있는 채로 충방전을 되풀이하면 해당 용량부근에서 메모리효과가 일어나는 것. 아연과 구리, 수소의 이온화경향 차이에 따라 전류가 흐르는 볼타 전지,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을 전극으로 사용하는 니카드전지 등도 눈길을 끈다. 책은 차세대 2차 전지 이야기도 담았다. 차세대 선두를 달리는 전고체전지, 꿈의 리튬금속 2차 전지로 불리는 리튬 황전지, 최고의 2차전지라는 리튬 공기전지 등의 가능성과 연구현황을 들려준다. 반도체와 함께 중요한 먹거리인 K배터리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2차 전지의 구조 및 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치환 박사가 꼼꼼이 감수하고 한국상황을 보충했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레이첼 클라크 지음, 박미경 옮김, 메이븐)=호스피스 의사는 죽음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숙련된 기술로 생명을 구하고 연장시키는 일반의와 어떻게 보면 반대다. 그러나 영국의 존경받는 호스피스 의사인 클라크는 완화의료는 임박한 죽음이 아니라 삶에 집중한다고 말한다. 그는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 나날을 충만하게 해주는 가치들, 배려, 용기, 사랑, 자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특히 의사인 아버지가 대장암으로 사투를 벌이면서도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묵직한 감동을 준다. 가족들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시간을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는데, 클라크는 어떻게든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고, 아름답게 피어난 꽃잎을 바라봐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은 아버지가 인턴시절,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린 클래식 축제를 얘기한 걸 떠올리며, 가장 화려하고 좋은 자리를 예약한다. 2017년 테러가 런던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지휘자 바렌보엠이 이끄는 연주회에서 아버지는 그 어느때보다 행복해보였다. 여기에 의미를 더해 준 건 바렌보엠이 돌연 객석을 향해 돌아서 국적과 정치적 견해를 넘어선 연대를 위한 음악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것. 클라크는 또한 불치병 말기에 죽음에 가까워지면서도 주변세상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찾아낸 시인을 비롯, 온갖 장비로 죽음의 경험을 질질 끄는 고통을 단절키로 한 헨리, 화학치료를 거부하고 신선한 공기와 새와 연못이 있는 집으로 가기로 한 유방암 환자 다이안의 얘기를 들려준다. 책은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이 운명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달라지는 것들을 보여준다.
▶나나(이희영 지음, 창비)=창비의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 시리즈 소설Y의 첫 작품. 전작 ‘페인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희영 작가가 이번엔 ‘영혼이 몸을 빠져나온다면’이란 흥미로운 설정에서 현대인의 영혼에 주목한 발랄한 소설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범생 한수리와 모두에게 착한 아이였던 은류, 겉으로는 문제없어 보이던 두 주인공이 영혼으로 빠져나온 뒤 스스로를 관찰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느 날 가벼운 버스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수리와 류는 낯선 남자의 부름에 눈을 뜬다. 깨어난 곳은 응급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주위 사람들이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유령 취급한다. 침대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간 곳에는 자신의 육체가 누워 있다. 자신을 영혼 사냥꾼 선령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수리와 류에게 완전히 죽은 건 아니며, 지금은 육체와 영혼이 분리됐을 뿐이라며, 앞으로 일주일 내로 육체를 되찾지 못하면 그를 따라 저승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무일 없이 깨어난 수리의 육체는 영혼이 빠져 나오기 전과 다름없다.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명상하고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하는 일상 그대로다. 영혼이 빠져나갔다는 느낌은 없다. 영혼 수리는 그런 수리가 야속하다. 류는 육체로 돌아가려는 의지 없이 오히려 홀가분해 한다. 과연 수리와 류는 일주일 뒤인 크리스마스까지 육체로 돌아갈 수 있을까?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한 ‘페인트’처럼 작가의 신작 역시 떼어놓고 바라보기로 존재를 성찰한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