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지난 4월16일, 304명의 희생자를 내며 가라앉은 세월호. 지난 11일 사법부가 사고에 책임이 있는 15명에 대한 첫 판결을 내렸다. 사고의 핵심 책임자인 이준석 선장은 징역 36년, 살인죄가 인정된 기관장은 징역 30년, 나머지 승무원들은 징역 5년~12년을 선고받았다.

주된 관심사였던 이 선장의 살인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이를 두고 뒷말들은 많았다. 특히 유족들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일반적 기준에서의 이 중형은 유족들의 한을 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분노하는 모습도 보였다. 초조하게 선고 결과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았고, 죄에 비해 낮은 형량이라며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들의 목숨 값이 고작 이것이냐”, “차라리 다 풀어줘라”며 반발하던 희생자 가족들은 검찰의 항소를 강력히 요청했다.

기자도 가슴에 납덩이가 놓인 것 처럼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같이 ‘인정’과 ‘법적 판단’이 약간 다른 대형사건 후의 선고 사례를 많이 봐왔지만, 이번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역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것은 이 선장의 살인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이다. 재판부는 엇갈리는 진술들을 종합해 결국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다. 자신의 행위로 승객들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넘어 그것을 ‘용인’했다는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라고 마음 편히 내린 판결은 아닐 것이다. 재판을 맡은 임정엽 부장판사는 재판을 끝맺으면서 “재판을 마친다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판사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느낄 수 밖에 없는 무거운 심경을 토로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희생자 가족들에 최대한의 발언 기회를 줬고, 재판 관계자들이 마이크에서 떨어져서 이야기하면 외부에서 방청하는 이들을 고려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헷갈린다. 우리가 모두 죄인인 상황에서 이를 누가 명확히 규정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이같은 ‘인정’과 ‘법적 판단’ 사이에서 갈등할 일이 제발 없었으면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