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동규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 구속 기소
1100억대 배임·김만배 5억원 수수 혐의 제외
법조계, “구속적부심까지 했으니 보석도 청구할 듯”
유동규, “뇌물 받은 적 없고, 주범으로 잘못 몰려”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있던 주요 범죄사실들이 기소 대상에서 빠지면서, 대선 직후인 내년 4월 석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전날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당초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배임 혐의를 영장에 담았지만, 이번 기소에선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이 받았다고 검찰이 판단한 뇌물 액수도 8억원에서 3억5200만원으로 줄었다.
재판에 넘겨진 유 전 본부장은 향후 1심에서 최대 6개월까지 구속될 수 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4월로, 대선 직후 풀려나는 셈이다. 통상 구속 피고인의 재판이 늦어질 경우, 검찰은 추가 기소를 통해 새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 기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의 경우, 검찰이 영장 청구 단계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기재해 발부받았기 때문에 같은 방식의 신병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검찰의 기소로 유 전 본부장이 보석을 통한 불구속 재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구속적부심까지 했던 사람이니 밑져야 본전으로 보석 청구를 할 것 같다. 제가 변호인이라도 해보자고 할 것”이라며 “재판부가 보고 혐의가 이상하다 싶으면 보석을 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속 영장에 넣어 놓고 기소도 못 하고, 뇌물 수수액도 줄어든 건 창피한 얘기”라며 “뇌물 5억원은 기소 못 하고, 기소해도 무죄일 가능성이 크다. 수표 4억원이라고 했다가 현금이라고 바꾸면 이미 때가 탄 거고 게임이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구속 영장 심사 과정에서,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준 뇌물을 ‘수표 4억원과 현금 1억원’에서 ‘현금 5억원’으로 바꿨고, 이후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유 전 본부장의 1심 재판이 6개월 내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의 향후 혐의 추가가 불가피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도 미진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전날 기소에서 빠진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 “공범관계 및 구체적 행위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조만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변호인을 통해 “위례사업이나 대장동사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김만배씨 동업자들 사이에 끼여 녹음 당하는 줄도 모르고 얘기하다가 이번 사건의 주범 혹은 키맨으로 잘못 몰린 사건”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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