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휴대전화 압수한 감찰부…언론 감시 비판

지속된 기자단 설명 요구에도 “대면 설명 불가”

총장실 앞 50분 대치…두 차례 물리적 충돌도

“왜 이런 대접 받아야… 공무방해·겁박 말라”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하청 감찰’ 논란까지 불거진 대검찰청 감찰부의 대검 대변인 공용폰 압수 등에 대한 기자단의 해명 요구에, 김오수 검찰총장이 “감찰부에 얘기하라”며 “감찰부의 설명은 총장이 지시할 게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 총장은 9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8층 검찰총장실 앞에서 대검 출입기자단 10여 명과 대치했다.

대검 감찰부가 대변인 공용폰을 압수해 포렌식한 일과 관련해 ‘포렌식이 위법하단 생각은 안 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총장은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언급을 하지 않는 이유 역시 밝히지 않았다. 그는 ‘ (포렌식을) 사전 승인했는지’에 대한 질문엔 “감찰과 관련해선 착수와 결과만 총장이 보고 받고 있고, 감찰 과정에 관여하지 못한다”며 “승인이 아니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처음 압수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이어진 기자단의 설명 요구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일관하다 이날 예정된 진천 연수원 교육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며,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단이 ‘공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지 궁금하다. 여긴 다른 곳도 아니고 대검찰청”이라며 “이런 식으로 강제력에 의해 겁박을 받는다. 계속 방해할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발언 후 김 총장은 기자단을 뚫고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김 총장은 ‘한동수 감찰부장 혹은 김덕곤 감찰3과장의 설명을 직접 듣게 해 달라’는 기자단의 말엔 “감찰부가 이미 입장을 냈다, 다시 살펴봐달라”, “감찰부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란 말만 반복했다. 김 총장은 ‘구두로 직접 설명을 들을 날짜를 정해달라’, ‘한동수 감찰부장 등에게 이러한 대치 상황을 전하라’ 등의 요구 역시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50분 가까이 이어진 대치 끝에 김 총장은 “교육 일정에 가야 하니 계속 길을 막을 것인지 논의해 달라”며 기자단에 요청했고, 기자단은 자체 논의 끝에 해산했다. 기자단 해산 후 김 총장은 “여러분들 덕분에 3시 30분부터 4시 20분까지 업무를 못 보게 됐는데, 그 점은 (교육을 받으러 온) 전국 검사장님들께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앞서 대검 감찰부 감찰3과(과장 김덕곤)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및 ‘장모 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 서인선 대검 대변인으로부터 업무용 휴대전화를 법원의 영장 없이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했다. 이는 지난해 8월까지 대변인으로 근무한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과 올 7월 대구지검으로 자리를 옮긴 이창수 차장검사가 쓰던 전화기다. 서 대변인 역시 최근까지 사용하다 다른 휴대전화로 교체했다. 감찰부는 이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며, 전임 대변인들에게 통지하지 않았고 이들의 참관도 생략했다. 더욱이 대변인 업무용 전화엔 각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내용도 담겨 있단 점에서 언론의 취재활동을 감시·검열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6일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기자들은 김 총장과 한동수 감찰부장의 입장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4일이 지나도록 ‘대면 설명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기자들은 검찰총장실 앞을 찾아 김 총장의 설명을 요구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