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초 AMA ‘올해의 아티스트’ 수상
한국 대중음악 해외 진출 ‘최고’ 성과
올해 빌보드 ‘핫100’ 12번 1위
AMA 이어 그래미어워드 청신호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역사가 되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의 해외 진출 역사상 최고 성과를 낸 것은 물론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 대중음악사에도 커다란 획을 그었다. 명실상부 ‘BTS의 날’이었고, 올 한 해 또 달라진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여실히 입증됐다. 이젠 ‘마지막 관문’만 남았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올해의 가수)까지 받으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AMA에서 아시아 출신의 비영어권 가수가 ‘올해의 가수’ 트로피를 안은 것은 1974년 시작 이후 처음이다.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부문은 물론 ‘페이버릿 팝송’까지 수상했다. ‘페이버릿 팝송’을 수상한 것도 방탄소년단으로서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수’이자, ‘인기있는 노래’의 주인공이 방탄소년단이라는 이야기다. 미국 팝음악계의 지각변동이 방탄소년단을 통해 현실이 된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3관왕이 확정되자, 외신들도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USA 투데이는 “BTS 기적”이라고 했고, 인디펜던트는 “BTS가 이 밤을 지배했다”고 했다.
이날 수상 이후 리더 RM은 “4년 전 이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며 흥분하고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아미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온 7명의 소년들이 음악에 대한 마음으로 뭉쳐 여기까지 왔다. 모든 것이 기적 같다. 전 세계 아미의 사랑과 지지 덕분이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음악사에 새 역사를 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그래미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수상을 시작으로 2019년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투어 오브 더 이어’ 3개 부문, 2020년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앞서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처음 수상한 이후 AMA까지 동시 석권을 시작하며 국내 대중음악계에선 한국 가수 최초 ‘그랜드 슬램’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시기상으로 치면 AMA는 한 해 연말결산의 첫 번째 관문이다. 해마다 연초에 열리는 그래미나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수상 분위기를 점치는 첫 단계인 셈이다. AMA에서 거둔 이번 성과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진출 이후 받은 최고의 성적표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듀오/그룹’ 부문에서 두 번이나 수상했으나, 대상에 해당하는 ‘톱 아티스트’ 부문은 수상하지 못했다. 그래미는 지난해 후보까지 올랐으나 아직 수상의 영예는 안지 못했다.
AMA에서의 수상을 계기로 곧 다가올 그래미 어워드의 후보 입성과 수상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분위기는 유독 다르다. 방탄소년단이 써낸 놀라운 기록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올 한 해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곡의 순위를 매기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핫 100’에서 총 12번의 1위를 달성했다. 지난 6월 5일자 차트에서 진입과 동시에 1위로 직행해 7주 연속 정상을 밟았던 ‘버터(Butter)’는 통산 10번 1위에 올라 ‘2021년 핫 100 최다 1위곡’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빌보드 역사상 최초로 ‘핫 100’에서 ‘핫샷 데뷔’(진입과 동시에 1위) 이후 7주 이상 정상을 지키다 자신들의 다른 신곡(‘퍼미션 투 댄스’)으로 ‘핫 100’ 1위 ‘바통 터치’를 한 유일한 그룹으로 오른 진기록까지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올초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트로피를 양보했다.
1959년 시작한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시상식이자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한국 대중가수가 후보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시상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로 지명된 것도 처음이다.
그간 그래미의 장벽은 두터웠다. ‘그래미 어워드’는 “대중성이나 상업적 성과는 물론 다른 시상식과 달리 음악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후보를 지명하고 수상자를 선정”(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한다는 점에서 “권위와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오랜 시간 이어온 권위만큼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꼽히고 있다. 후보를 결정하는 아카데미 회원이 백인 남성 등 미국 주류 음악계의 전통적 집단으로 구성, 유색인종과 비영어권 아티스트에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비영어권, 아시아 아티스트로서 작품성과 음악성에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하기도 했다.
올해부턴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전체 투표를 통해 후보 선정을 진행, 방탄소년단의 파급력이 영향을 미치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 월등히 높아진 방탄소년단의 힘과 올 한 해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본상 후보에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내년 초 열리는 그래미 시상식 후보 명단은 24일 오전 발표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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