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 기소로 수사 일단락
“옵티머스때처럼 용두사미 가능성”
검찰이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인물 4명을 재판에 넘기고 배임 수사를 일단락 지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의혹은 무성했으나 결국 밝히지 못하고 수사를 끝냈던 ‘옵티머스 사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이 이른바 ‘핵심 4인방’을 기소하는 것으로 배임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과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종용 의혹 수사를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두 사안 모두 아직까지 핵심인물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았다.
정관계 로비 의혹의 경우 단순히 돈이 흘러간 것만이 아니라 화천대유 측 민간 사업자들이 막대한 개발 이익을 거두는 과정에 정관계 인사들이 어떤 조력을 했는지 밝히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사만 놓고 보면 얽히고 설킨 자금 흐름과 로비 의혹 속에서 화천대유 측이 특혜를 얻었다는 점만 드러났을 뿐 로비 실체는 전혀 밝혀진 게 없다. 이른바 ‘화천대유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유력 법조인들 중 곽상도 전 의원의 경우 화천대유에서 퇴직한 아들 계좌로 거액이 송금된 사실이 알려졌지만, 혐의 구성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장동 사건도 앞선 옵티머스 사건과 유사하게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옵티머스 사건의 경우 언론 보도를 통해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란 제목의 문건이 알려진 후 뒤늦게 중앙지검에 전담 수사팀이 꾸려졌다. 이후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 4명이 기소돼 줄줄이 유죄판결을 받고 있는데, 정작 지난 8월 옵티머스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낸 결론은 ‘로비로 볼 실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구속기소한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로비 수사를 본격화했지만, 사건 당사자인 김 대표가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에서 로비 실체 규명에 난항을 겪었다. 이번 대장동 수사 역시 사업 시행 핵심인물들이 먼저 구속기소된 이후 정관계 의혹 수사에 협조할 동기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대장동 의혹 잔여 수사를 한다지만 옵티머스 때처럼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20명 넘는 검사가 투입돼 두 달을 수사하고도 언론이 제기한 의혹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전날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민간사업자 김만배, 남욱, 정영학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1일 김씨와 남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혐의 정도만 담겼을 뿐 구속수사 기간 20일을 보내고도 특별히 추가된 혐의사실은 없었다. 배임액수가 ‘최소 651억원+α’에서 ‘최소 1827억원+α’로 늘었는데, 이마저도 실제 공소장에는 ‘실제 651억원 상당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으로 영장 청구서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현재까지 산정된 ‘상당한 시행이익’이 1176억원인데 아직 특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상당한 시행이익’으로 적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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