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현장 이탈 경찰’ 사건이 남긴 것
실습 부족한데 문제 생기면 ‘경찰 개인 탓’
경찰청장 발언·특별훈련으로는 부족
“경찰권 제대로 행사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현장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법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당부할 계획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5일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현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은 인천 논현경찰서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4일 김 청장은 경찰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필요한 물리력을 과감히 행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을 뛰는 경찰 반응은 비관적이다. 경찰청장의 ‘비상선언’, 신임 경찰관을 대상으로 특별훈련 등 후속조치가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고위 간부와 현장 사이의 동상이몽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선 경찰들 사이서 나온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비용 문제로 인한 실습 부족 ▷‘조직의 보호 없다’는 인식 타파 ▷사명감 저하 문제 해결이 꼽힌다. 경찰 내부에서 오랫동안 거론됐던 사안이 해결돼야 ‘과감한 물리력’이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총 못 쏘는 경찰’을 만든 실습 부족은 저연차 경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베테랑급 형사 중에서도 “총기를 잘 못 다룬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만큼 현장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비용 때문이다. 한 번 발사할 때마다 4만~5만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가는 테이저건 실습을 늘리려면 예산이 필요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많은 경기장·운동장에 경찰관을 몰아넣고 훈련하는 상황에서 총기 훈련이 늘어날 거란 전망을 하는 경찰은 많지 않다.
경찰 물리력 행사 대응 매뉴얼을 만든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매뉴얼 만들면 뭐하느냐. 현장 실습이 뒷받침돼야 적용할 수 있다”며 “시뮬레이션 위주의 훈련 중요하나 현재 훈련은 ‘총 작동법’을 설명하다 끝난다”고 지적했다.
총 쏘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장벽은 자기 검열이다. 경찰은 경찰청 훈령 제715호에 따라 무기사용 시 무기사용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송사 때문에 생긴 조치인데, 나중에 자신에게 문제가 생길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과도한 자기검열을 하게 되기 일쑤란 것이다. 사용보고서에는 사용한 총 종류, 실탄 수, 발사 사유, 피해 상황, 사후 조치를 적게 한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은 “총장이 ‘과감한 물리력 사용’을 주문했으나 현장 분위기가 바뀌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테이저건 한 발 쏘면 전화 여러 번 받거나 하는 귀찮은 일들이 생긴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문제 발생 시 경찰 조직이 안고 간다는 메세지를 내부에 계속 심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책임져야 하는 국민 수는 많은데 ‘잘못 걸리면 옷 벗는다’는 인식 때문에 사명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찰 한 명이 담당하는 국민 수는 411명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경찰권이 약해서가 아니라 경찰권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분위기가 해소돼야 한다”며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건 국가과 경찰이 책임져야 하는데 경찰 개인이 떠앉는 상황에서 사명감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