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만 10년’ 부회장 직함 유지
‘가석방’ 상태...회장 승진 제약
글로벌경영위해 사면론 부상할듯
“뉴 삼성을 향한 준비는 99%, 나머지 1%는?”
삼성전자가 예상을 깬 파격 인사로 ‘뉴 삼성’ 리더십을 재편했다. 이 같은 재계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단 한 가지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사진)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없었다. 이로써 내년에도 부회장 직을 이어가 ‘만 10년’ 부회장이 됐다.
삼성 사장잔 인사 발표 전날 이 부회장은 신사업 확대를 위해 아랍에미리트 출장길에 올랐다. 앞서 미국 출장에 나서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미국 반도체 투자를 확정하고,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하는 등 전면에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 재계 안팎에서 회장 승진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이 사면 없이는 회장 승진이 어렵다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10년째 부회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이면 만 10년 이다.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이 여전히 ‘가석방’ 상태라는 점이 회장 승진 제약으로 꼽힌다. 가석방 중 회장 승진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면이 되지 않은 상황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서는 것은 삼성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준비가 비춰진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아온 정현호 사장이 6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뉴 삼성 ‘최종 퍼즐’을 맞추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정 신임 부회장은 사업지원TF를 이끌며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시너지 강화와 미래 사업 발굴을 지휘하고 있는데 승진 후 삼성 내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과거 그룹 내 미래전략실에서 인사지원팀장(사장)과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을 지낸 정 부회장이 중용되면서 향후 이 부회장 승진 시 뉴 삼성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에서 예측됐던 미래전략실 부활은 없었지만 여전히 그룹 컨트롤 타워 재현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특검 수사 대응을 주도했던 김수목 부사장이 세트부문 법무실장(사장)으로 임명돼 이 부회장의 뉴 삼성 경영에 더욱 힘을 싣게 됐다. 검사 출신인 김 사장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회사를 떠나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로 다시 돌아왔다. 이 부회장 회장 승진 시 법률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법무 전문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올해 전격적인 인사제도 개편과 예상을 깬 수뇌부 인사를 통한 안으로의 쇄신과, 늦춰졌던 글로벌경영을 통한 밖으로의 혁신을 어느정도 이뤄낸 내년에는 회장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전망이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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