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논란 속 돈풀기 경쟁
김종인, 손실보상 ‘100조 카드’ 거듭 주장
與 “상당히 공감”...이재명은 “환영” 입장
‘대책없이 지르기’ 재정 건전성 우려도
‘25조원→50조원→100조원...묻고 더블로 가!’
역대급 ‘쩐의 전쟁’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돈풀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 손실보상 규모로 ‘100조원 카드’를 꺼내들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콜’을 외쳤다. 여기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00조원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여야 4자 회동을 제안하면서 판을 키웠다. 다만 천문학적 재정을 동원해야 하는 구상으로, 현실화할 경우 국가 재정에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여야 모두 ‘코로나 민심’ 확보 경쟁에 몰두한 가운데, 내로남불식 ‘표퓰리즘’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회의에서 ‘100조원 규모 코로나 손실 보상’에 대해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우리가 집권할 경우, 코로나 대책 방안으로 선대위에서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MBN 뉴스에 출연해 윤 후보의 50조원 손실보상 구상이 충분하지 않다며 “경우에 따라 100조원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을 거듭 밝힌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총선 전부터 100조원 규모 손실보상기금 조성을 제안했던 그는 “코로나 진행 상황을 보면 예측 불가능하고 보다 많은 재원 필요할 것 생각하기에 50조원을 넘어서 100조원의 기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국민의힘이 집권할 경우 할 수 있는 것을 선대위에서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고도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전날 “진심이라면 환영”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박찬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서 100조원 구상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고 있다. 굉장히 전향적으로 지금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 재정 등 우려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제 위상이라든가 재정 건전성 등을 봤을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며 “오히려 야당 쪽에서 그 생각을 하나로 모아주시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눈앞의 유권자 표를 의식해 국가 재정 부담이나 추가 재원 마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내놓지 않으면서, ‘역대급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구상대로라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또다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2차 추경 기준 국가채무는 965조3000억원으로 내년에는 1000조원을 넘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 재정 건전성 우려를 앞세워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르기식 공약은 25조원에서 50조원, 그리고 100조원으로 이어졌다. 발단은 이재명 후보가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내놓은 최대 25조원 전국민 추가 재난지원금 공약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세금깡”이자 “꼼수”라며 반격을 가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금’ 구상을 밝혔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구상에 대해 “100일 만에 국가부채를 50조원 늘려 투입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표를 구걸하는 것”이라며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위장의 구상에 대해 혼선을 빚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일단 (윤 후보) 공약은 50조원으로 보면 된다”며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던 시절에도 코로나 응급상황 왔을 때 ‘100조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본인의 발언들이 있기 때문에 말씀하시는 것이다. 공약은 50조원으로 두고 코로나 상황을 보고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문규·신혜원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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