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이세영,서로를 위해 사력 다한 ‘역모의 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옷소매 붉은 끝동’의 9회(10일)는 ‘역모’와 ‘액션’,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세손 이준호가 잘 처리해줘 든든하다.
영조(이덕화)는 매병(치매)에 걸려있고, 왕세손 이산(이준호)은 곧 보위에 오를 상황이다. 이산이 할아버지 영조로부터 대리청정 교지를 받고 섭정을 시작하며 능행을 떠났는데, 이 때 이산을 죽이려는 역모가 일어난다.
누가 역모를 일으켰을까. 궁녀들의 사조직인 광안궁이다. 일종의 궁궐내 하나회다. 광안궁의 수장은 제조상궁 조씨(박지영)다. 상궁이 역대급 빌런으로 등장했다.
역모를 일으게 되는 배경이 있다. 이산이 왕이 되려고 하면,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일조한 사람들은 모두 벌벌 떨게된다. 영조의 막내 딸 화완옹주(서효림), 제조상궁 등이다. 요즘 화완이 계속 “짜증나 정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다.
제조상궁은 영빈 이씨와 절친이었다. 둘은 영조의 총애를 받는 궁녀였다. 그런데 어느날 영빈은 성은을 입어 후궁이 돼 영조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다. 그 1남이 사도세자다. 영조는 정비와 계비한테서는 아들을 보지 못하고 후궁인 정빈 이씨에게서 맏아들 아들(효장세자)을 낳았지만 10세때 병으로 죽어버렸다. 그래서 영조의 효장세자 대신 둘째아들 사도세자가 보위 승계 1순위가 됐다.
‘옷소매 붉은 끝동’ 초반, 영빈이 죽어 시신으로 누워있고, 어린 이산과 덕임이가 조문하러 가면서 운명처럼 만나는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영조도 틈만 나면 영빈에 대한 애틋한 회고에 잠긴다.
제조상궁은 한때 절친인 영빈과는 애증의 관계가 돼버렸다. 선망과 질투, 적개심 등 모든 복합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배우 박지영은 이번에 제대로 배역을 맡아 실력 발휘중이다.)
이 점은 중종의 정비인 장경왕후와 문정왕후 관계와도 겹쳐진다. 중종의 중전 장경왕후 윤씨가 죽고 같은 윤씨로 중종의 계비가 된 문정왕후의 심정과 비슷할 것 같다. 문정왕후는 처음에는 장경왕후의 아들(인종)을 조카처럼 생각하고 자상하게 돌봐줬지만, 자신이 아들(명종)을 낳자 인종이 눈엣 가시가 됐고, 심지어 인종 독살설의 배후로도 의심받았다.
따라서 제조상궁은 모든 궁녀들의 수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지만 사도세자의 죽음에 일조한 면이 있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연산군도 권력을 잡자 생모 윤씨의 죽음에 가담한 사람들을 철저하게 응징했다. 그래서 제조상궁도 사조직을 가동하게 된다. 비밀사조직인 광안궁은 궁녀들의 안위를 위해, 어느 순간 힘과 권력에 도취해, 또는 두가지가 함께 뒤섞여 왕을 갈아치울 정도로 힘이 막강해졌다.
하지만 ‘빌런’ 제조상궁이 아무리 이산을 괴롭혀도, 이산과 덕임의 사랑은 더 깊어진다. 장애물은 이들의 연심을 확인하는 절차이고 이벤트일 뿐이다.
산이는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하며 역모 일당과 싸우면서 생각난 것은 덕임이었다.(“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을 때 떠오른 얼굴은, 제발 한 번만 더 보게 해달라 애원했던 얼굴은, 너였다. 덕임아”) 이런 멜로는 현대물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찍기 힘든 상황이고 감성이다.
덕임이도 관아로 식자재 심부름을 가다 역모를 알아채고, ‘적이 나타났으니 맞붙어 싸워라’라는 의미의 신호연을 만들어 하늘에 띄워 이산에게 핵심 정보를 제공했다. 이 사이 이산이 영조에게 받은 호부를 건네받은 홍덕로(강훈)는 수어청의 군사를 이끌고 와 역모를 진압하는 데 큰 공을 세운다.
마지막 장면, 달려오다 지친 덕임이는 이산의 품에 안겨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 직전, “저하는 나라를 지키느라 바쁘고, 저는 저하를 지키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도 지키고, 사랑도 지킨 셈이다.
wp@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