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의제기 서면 제출 예정

전문가들 “큰 영향 없을 듯”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동양대 PC 등에서 나온 파일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관련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법원이 심리 중인 부인 정경심 전 교수 상고심 사건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형사소송 전문가들은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 마성영)는 24일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휴게실에 있던 PC에서 나온 자료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가 임의제출한 조 전 장관 자택 서재 PC와 조 전 장관 아들 PC에서 나온 자료도 증거로 삼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의 이의제기를 서면으로 받기로 했지만, 재판부가 판단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형사소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건은 조 전 장관 1심 재판부가 해당 PC들에서 나온 자료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이, 앞서 1·2심 유죄를 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인 정 전 교수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다. 정 전 교수는 1·2심에서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문제삼았다. 정 전 교수 1심 판결문을 보면 검찰이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서 추출한 파일에는 KIST, 단국대, 아쿠아펠리스 호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관련 문서들이 있었다. 동양대 표창장 관련 파일들과 어학교육원 연구보조원 허위등록 관련 문서도 담겼다. 형사사건 송무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단이 하급심에 영향을 주면 몰라도, 하급심 증거채택 판단이 대법원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다만 정 교수 측이 1·2심에서 유죄로 쓰인 증거들을 문제삼고,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을 끌어와 주장하면 그 주장이 타당한지 살펴볼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대 PC 자료 등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 조 전 장관 1심 재판부도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 전 교수 사건과 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11월 전원합의체 사건의 경우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를 피해자가 제출한 경우였다. 하지만 정 전 교수 판결문을 보면 동양대 PC의 경우 강사휴게실 문 뒤편에 방치돼 있었다. 정 전 교수 1·2심은 조교가 동양대 PC 보관자로 임의제출할 권한을 갖고 있었고, PC에 담긴 파일들이 적법한 증거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선 동양대 PC의 소유·관리를 정 전 교수가 하지 않았더라도 PC의 사용자 혹은 파일 작성 주체였던 정 전 교수의 참여권을 보장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판단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해당 부분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해서 유무죄 판단에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는 “마약류 사건의 마약검사 결과처럼 증거능력이 부정되면 유죄 인정 자체가 어려운 유일한 증거일 때 증거능력 부정이 문제되는 것”이라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정 전 교수 사건 1심 재판부는 “변호인 주장과 같이 강사휴게실 PC 1,2호 전자파일과 포렌식 결과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가정해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표창장 위조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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