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의 현재·미래를 말하다

사회적 약자에 선제적 예방서비스

복지·안전한 치안 제공이 최우선

가정·학교 폭력 촘촘한 안전망 구축

지구대·파출소 관할해야 ‘자치’ 효과

시민 체감할 수 있게 정책 참여 확대

안정적 재원 확보·예산자율성 절실

김학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장이 최근 서울 중구 무교동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
김학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장이 최근 서울 중구 무교동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

“서울시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창경 76년 아래 가장 큰 변화로 손꼽히는 ‘자치경찰’이 시행된 지 반년의 시간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자치경찰은 아동학대 예방, 1인 여성가구 사회안전망 구축 등 시민의 삶에 한 발 다가선 ‘민생 치안’의 초석을 닦았다. 한편으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기회가 됐다.

김학배(63) 초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장의 포부는 간단 명료했다. 서울시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드는 것. 헤럴드경제는 최근 서울 중구 무교동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가장 안전한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려줬다.

-퇴임한 지 8년 만에 ‘친정’인 경찰로 돌아온 소회는.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울산지방경찰청장을 마지막으로 경찰을 떠난 지 엊그제 같은데 8년이 흘렀다. 다시 경찰 업무로 돌아오니 외지에 있다가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자치경찰제가 2021년 7월 처음으로 시행돼 초대 위원장 자리를 맡게 되었는데 자치경찰제의 틀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다.

-서울시 자치경찰의 2022년 주요 계획은 무엇인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행정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자치경찰의 중요한 영역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업무이다. 우리 위원회가 지역사회에서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에게 복지서비스와 더불어 안전한 치안환경을 제공해줄 것을 시민들이 기대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선제적 범죄 예방을 통해 서울시민이 안전한 치안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스토킹 범죄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자치경찰 사무로 보인다. 이러한 부분을 포함해 세부적인 목표를 시민과 함께 논의하면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민생과 가장 밀접한 지구대와 파출소가 자치경찰 소속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자치경찰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아쉽다. 자치경찰이 지구대·파출소장 임명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서울경찰청을 통해 업무협조를 받아내는 수준이다. 지방의 경우에는 지구대·파출소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과거에는 지구대·파출소 직원들이 주민들 숟가락 몇 개인지까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생과 밀접해 일을 해왔다. 여전히 지방에서는 치안과 생활안정 기능을 전적으로 지구대·파출소가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안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지금, 제도 개선을 통해 지구대·파출소를 자치경찰 소속으로 넘겨야 한다는 데 지방자치단체장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의 자치경찰위원장들 역시 같은 의견이다. 장기적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치경찰위원회의 편향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데 이에 대한 의견은.

▶위원회는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위원 구성은 ▷시장 1명 ▷위원추천위원회 2명 ▷국가경찰위원회 1명 ▷시교육감 1명 ▷시의회 2명 추천으로 총 7명이다. 의사 결정 절차에 있어서도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의 과반수 찬반 투표를 통해 심의·의결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의사 결정은위원회에서 충분히 심의하여 편향성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자치경찰이 전체 경찰 인력의 50% 가까이 되지만 시민들이 체감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치경찰제가 과거의 국가경찰을 기본으로 담당사무만 지정하고 자치경찰위만 구성해 놓은 상황이라 주민들이 자치경찰제로 경찰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식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이런 제도 하에서도 서울형 치안정책 마련을 위해 주민의 정책 참여 기회를 넓히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과거 국가경찰 시스템보다 알차게 시민에게 다가간다면 시민들의 체감도는 향상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치안정책을 즉각 개선한 좋은 사례로, 서울 관악구 신림초등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의 교통환경이 취약해 노면 표시, 가로등 추가 설치 등 안전시설을 빠르게 개선하니 현장의 시민들께서 매우 좋아하셨다.

-지역 재정 격차로 인한 자치경찰제 불균형에 대한 의견은.

▶자치경찰제의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 제공,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연계성 강화’라는 취지에 따라 그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 시·도의 예산 반영은 필수라고 본다. 다만, 시·도별로 지방재정의 편차는 있을 수 있다. 경찰법 제34조에 의거해, 자치경찰사무 수행비용은 국가부담이 원칙으로 이러한 재정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치경찰에 대한 독립적인 세원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자치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과 소득 감소로 취약계층의 가정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아동학대,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의 범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는 아동학대 예방·대응을 위해 서울청과 ‘공공안전보호체계’를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기아동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사각지대 아동의 전수조사 정례화, 보호시설 확충, 전담의료기관 운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가고 있다. 가정폭력 문제는 각 경찰서의 가정폭력 담당자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가정폭력 문제를 개선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 가해자의 재발방지 예방을 위해 신속한 ‘가정폭력 가해자 교정·치료프로그램 연계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가해자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무상으로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다변화되는 학교폭력에 대응해 선제적 맞춤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이 범죄에 대해 신속대응하고, 피해자의 회복과 보호를 위한 회복적 경찰활동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육성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하고 보호·지원하는 활동도 예정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치경찰은 인사권과 예산권이 없어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이 일원화된 현재의 자치경찰제의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한바 있다. 전국 자치단체장 협의회에서도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인사권의 경우 현 일원화 체제에서는 국가경찰·자치경찰사무 담당 경찰공무원 모두 국가직 신분이다. 승진·징계위원회도 경찰기관에만 둘 수 있다. 자치경찰위가 임용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서울청장의 추천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임용권의 독립적 행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산권의 경우 자치경찰사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현행 법률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이관받은 사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정적 지원만을 규정하고 있어, 시·도의 재정 차이가 치안서비스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과 같이 ‘자치경찰 교부세’를 신설하여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자치경찰 회계법’을 제정하여 자치경찰위의 예산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정리=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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