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회사 CVC 설립 허용
GS 1월 내 법인 설립·금감원 신고
SK·LG·효성 등도 적극 검토 중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주회사가 기업형밴처캐피탈(CVC) 설립, 보유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30일부터 시행되면서 GS를 비롯해 LG, SK 등 지주회사 형태의 대기업들이 CVC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CVC 1호는 GS그룹이 유력하다. GS그룹 내년 1월 중 CVC 법인을 설립하고, 금융감독원에 관련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VC 설립을 통해 GS그룹은 기술 및 성장성이 우수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GS그룹은 개정 고시 시행 이후 바로 CVC를 설립할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앞서 지난 3월 ㈜GS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했고 이달 초 2022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허준녕 부사장을 영입했다. 허 부사장은 미래에셋 글로벌투자부문과 UBS뉴욕본사 등에서 기업인수합병을 이끌어온 투자전문가로 CVC 법인을 이끌며 스타트업 전략적 투자를 총괄할 예정이다.
지주회사가 있는 주요 대기업들도 CVC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한 CVC 관련 간담회에는 GS뿐 아니라 SK, LG, 현대중공업, 효성 등 지주회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특히 1호 CVC로 점쳐졌던 LG는 홍범식 경영전략부문장을 필두로 CVC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VC는 회사 법인이 대주주로 스타트업에 전략적 또는 재무적 투자를 하는 벤처투자전문회사다. CVC는 금융회사 성격이 강한 탓에 그동안 대기업은 금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CVC를 세울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일반지주사의 CVC 보유가 제한적으로 가능해졌다.
CVC 설립이 허용되면서 대기업 지주사들의 투자 기능이 강화된다. 스타트업 역시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브랜딩하고 유통해 매출을 창출하기 어려웠으나 CVC 투자를 통해 전략적 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탓에 해외에서는 CVC를 통한 벤처 투자가 활발하다.
대기업들은 규제를 피해 주로 해외 법인이나 계열사 형태를 통해 벤처 투자를 해결해왔다. GS그룹은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레이 밴처캐피털 회사인 GS퓨처스를 설립해 해외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했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후 LG전자 등 5개 계열사가 약 5000억원을 출자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어렵사리 시작한 CVC지만 각종 단서조항이 있어 설립이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주회사는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 형태로만 CVC를 설립할 수 있고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외부자금 차입이 제한된다. 총수 일가와 금융 게열 회사, 계열회사와 대기업 집단 투자도 할 수 없다.
이같은 제한이 CVC 활성화 자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 기업규제팀장은 “국내 CVC 규제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한 면이 있다”며 “CVC가 지배력 확장한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나 지분 투자와 창업 지원 개념 선으로, 일반적인 밴처캐피털(VC) 수준으로 규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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