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래인재 육성 박차
권해영 현대자동차그룹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상무)은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권 상무는 초등학교 때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어 부모님을 졸라서 8비트 컴퓨터를 얻었다. 하지만 당시 아버지가 사주신 컴퓨터는 게임 타이틀이 많았던 ‘애플II’, ‘MSX’ 기종이 아닌 ‘교육용’으로,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 잡지에 실린 ‘BASIC’과 기계어로 된 게임 코드를 직접 입력해야만 했다. 그는 이 같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됐다.
대학 시절에는 학교 선배의 부탁으로 ‘주유소 재고관리 프로그램’을 만들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력을 느꼈다. 권 상무가 졸업을 앞둔 1999년에는 닷컴(.com)이 ‘뜨는’ 시절이었다. 고가의 IBM AIX, HP UX 대신 저가의 x86 서버에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회사가 많았다. 그는 당시 많이 사용하던 저가용 ‘알짜 리눅스’에 궁금한 점이 있어 제작사인 ‘리눅스원’에 이메일 문의를 했다가 그 길로 리눅스원에 입사하게 됐다.
권 상무는 서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접속자 수를 늘리고자 서비스 구조와 OS를 고치거나, 장애가 발생했을 때 빠른 시간 내에 데이터를 복구하는 일 등을 하며 이 분야에서 경험치를 쌓았다. 이후 2003년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만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는 특히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는 남다른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 상무는 “지금까지 적지 않은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해왔지만, 카 클라우드와 연결하고 차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하드웨어를 제어·연동하는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는 그만의 깊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최근 고민은 ‘인재 영입’이다. 이른바 유망한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가 공격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을 채용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권 상무는 “현대차그룹이라고 하면 완성차 제조 산업의 정점인 기업이라 당연히 기계 중심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제는 전자·IT 회사처럼 소프트웨어 개발이 중요한 요소로 바뀌고 있고, 그에 따라 개발 프로세스와 기업 분위기도 소프트웨어 개발사처럼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정 회장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인재 육성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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