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여성 첫 사회과학대학장
사회변화 일선에서 다루는 학문
동료교수 리더 보는 인식 바뀌어
점심모임부터 지적 교류 활성화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류인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 혁신의 붉은 점이 찍힌 순간이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처음으로 여성 학장이 나왔다.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권숙인(사진) 인류학과 교수가 주인공이다. 여성 학장은 1975년 사회대 출범 이후 47년만의 일이다.
권숙인 사회대 신임 학장(인류학과 교수)은 선출 당시를 회상하며 “이제야 첫 여성 학장이 나왔다는 게 확실히 좀 늦은 것이지만, 다수가 남성인 사회대 교수들이 상대적으로 열린 사고를 해줬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연합뉴스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권 학장의 당선에 학내 반응도 뜨거웠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학장 선거에서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주변 연구실에 있던 여성 교수들이 권 교수의 방으로 달려와 환호하는 통에 주변이 한참 시끌벅적했다고 한다.
소위 ‘메이저 단과대’로 불리는 인문대와 사회대, 자연대, 공대, 경영대에서는 그간 여성 교수가 학장 후보로 출마한 적도 없다. 학장 투표권을 가진 사회과학대 교수 142명 가운데 여성 교수는 30명으로 20%를 간신히 넘는다.
권 학장은 “사회과학대학은 사회 변화를 직접적으로 일선에서 다루는 학문”이라며 “여성 학장이 나왔다는 건 동료 교수들이 리더를 바라보는 인식도 사회 변화에 발맞춰 바뀌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여자 교수, 여자 학장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학장은 서울대 인류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0년 숙명여대 일본학과 조교수로 부임했다. 6년 뒤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2016년 서울대 여교수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2020년에는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을 맡기도 했다.
권 학장은 2년간 사회대를 이끌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간 소통도 급격히 줄어든 상태인데다, 최근 신규 임용된 교수는 서로 얼굴도 모를 정도라는 것이다.
권 학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요즘 융합 연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융합이 어렵다”며 “간단한 점심 모임부터 해외 학사협의회나 학술 투어, 집담회 등을 통해 지적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권 학장은 “이제 은퇴까지 5년 반가량 남았다”며 “대학의 본질인 탁월한 연구와 훌륭한 교육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지난 해 7월 오유경 교수가 교내 약학대학 및 자연계열 사상 첫 여성 학장에 오른 바 있다.
김빛나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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