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직원 횡령’ 사건 여진
횡령액 작년 3분기 매출의 60%
타사보다 선수금 비중 6~9배 ↑
신뢰도 타격 신규계약 차질 우려
사측 “경영 정상화” 고객 달래기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횡령액이 2215억원으로 커지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오스템은 제품 공급과 영업, 현금흐름에는 문제가 없다며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애쓰고 있다. 하지만 선수금 비중이 높은 특유의 영업방식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플란트 기업들은 치과, 금융사와의 3자간 계약으로 매출을 확보해 왔다. 치과에 1~3년치의 물량을 일시에 공급하는 장기계약 형태다. 치과는 수년치 물량의 대금을 한 번에 치를 수 없어 은행 등 금융권과 계약을 맺고 임플란트 업체에 매출채권을 발행한다. 임플란트 업체는 금융사에서 매출채권만큼 현금을 수령한다. 이후 치과는 필요할 때마다 임플란트를 주문하면서 금융사에 대금을 지급하고, 회사는 주문금액을 최초 계약금액에서 차감해 왔다.
이는 임플란트업계라면 동일하게 유지해 온 구조. 고객인 치과 개원의와 임플란트회사가 윈윈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치과는 대량주문하면서 할인을 받고, 임플란트기업은 해당 고객의 수년치 물량을 독점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장기고객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처를 일구면서 경쟁사가 비집고 들어올 틈을 막아버릴 수 있다.
그러나 매출과 선수금을 계상하는 방식에서 오스템은 다른 업체들과 차이가 있었다. 오스템은 치과가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그때마다 공급하고, 이 대금을 매출로 잡았다. 해당 치과와 장기계약 했지만 아직 공급하지 않은 물량은 선수금으로 처리해 왔다. 반면, 덴티움이나 디오 등 경쟁사는 금융권에서 돈을 받으면서 그 액수만큼의 물량 대부분을 치과로 보내 일시에 대규모 매출을 잡는다.
이로 인해 각사의 매출액 대비 선수금 비율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매출액은 5862억원에 선수금은 3524억원으로, 선수금 비율이 60.1%나 됐다. 덴티움이 매출액 1925억원에 선수금은 212억원으로 그 비율이 11.0%, 디오는 7.1%인 것과 비교하면 오스템이 타사보다 6~9배까지 높다.
오스템의 영업방식은 치과 입장에서는 필요한 물량을 적시에 공급받아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임플란트업체에 대한 신뢰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영업방식이다. 고객들이 장기계약 후 아직 받지 못한 물량이 남아 있는 만큼 회사의 공급능력이 꾸준히 받쳐줘야 한다.
그러나 이번 횡령건으로 회사의 신뢰도 하락이 기정사실이 됐다. 기존 계약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신규고객 유치나 기존 계약자들과의 신규계약 체결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엄태관 대표가 최근 “여전히 현금보유와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고, 회사의 일반적인 경영활동은 왕성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도 장기계약 체결 후 불안해 하는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오스템은 고객들의 불안과 소액주주의 불만을 동시에 안정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치과 임플란트 기업들은 그 특성상 고객인 치과의사들이 회사의 소액주주인 경우가 많다.
시장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 비율은 55.6%, 덴티움은 62.7%, 디오는 47.9%에 이른다. 그만큼 대규모 횡령과 영업차질 우려에 고객불만이 이중, 삼중으로 쌓일 처지”라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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