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 18일 발달장애인들, 차별구제청구소송 제기

장애인단체들 “이해 쉬운 공보물·그림투표용지 제공 필요”

“발달장애인도 투표권 행사하게 정보접근권 보장 달라”

“英은 쉬운 공약집·스코틀랜드는 로고 병기 투표용지 제공”

그림투표용지 예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제공]
그림투표용지 예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0일 앞둔 18일 발달장애인들이 선거에서 적극적인 참정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물과 그림투표용지를 제공해 달라는 소송이 제기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연) 등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서문 앞 삼거리에서 발달장애인의 공직선거 정보 접근권 보장을 위한 차별 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장애로 인해 인지·언어이해가 원활하지 못한 발달장애인들이 투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국민으로서 실질적인 참정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발달장애인들은 후보자들의 선거 공보물 속 한자어나 줄글의 공약 설명이 어려워 선거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다. 투표권이 있어도 행사하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그림투표용지·알기 쉬운 선거공보물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인 박경인·임종운 씨, 피고는 대한민국이다.

김성연 장추연 사무국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투표용지에 정당과 후보자의 기호와 이름만이 기재돼 문해력이 부족한 발달장애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후보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들도 얘기를 잘 들어주고, 이를 정책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을 내 손으로 뽑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며 “장애인도 주권자의 권리를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편의 제공이 안 되니 투표가 어렵고 투표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송대리인인 이선민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한국이 비준한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과 발달장애인법·장애인차별금지법 등에서는 장애인에게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만 실제로는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니페스토 같은 용어나 공보물의 한자어 등의 이해가 발달장애인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함축적 단어를 풀어 설명하거나 그림과 같이 제공해 유권자가 공보물을 쉽게 이해하도록 법원이 행정기관에 판단을 내려 달라는 취지”라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단체들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발달장애인 등 인지·언어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단체들은 “영국은 2010년 총선 이후 주요 정당은 학습·발달장애를 지닌 유권자를 위한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약집’을 일반 공약집과 구분해 발간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든 투표자에게 입후보자의 성명과 정당, 로고 등이 나온 투표용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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